첫돌 맞은 韓 5G, ‘최초’라는 양날의 칼

입력 2020.04.02 06:00

2019년 4월 3일 한국이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하며 ICT 강국으로의 자존심을 세웠다. 1년간 가입자도 500만명을 돌파했다.

세계 최초로 서비스를 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다. 커버리지, 요금, 주파수대역(28㎓), 단독모드(SA), 킬러콘텐츠 부재 등이 많이 지적받는 문제들이다.

./ IT조선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회선 통계’에 따르면 2월 5G 가입자는 536만699명이다 1월 가입자(495만8439명)보다 8.1% 증가하며 500만명을 넘어섰다.

과기정통부는 3일 5G 상용화 1주년을 기념해 그간의 성과를 정리한 자료를 발표한다. 기지국 수 증가(커버릴지 확대)와 통신사와 장비업체의 해외 진출 등 생태계 활성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세계 최초라는 선점효과 덕을 본다. 글로벌 통신사업자와 5G콘텐츠 및 솔루션을 협력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물론 통신장비업체들의 수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5G 접속률도 높다. 영국의 무선네트워크 품질평가업체인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한국의 5G 접속률(지난해 10월 기준)은 20%로 독일, 스위스(이상 10%), 스페인, 호주(이상 6%), 영국(4%), 미국(1%)을 앞섰다.

기지국 3배 늘었는데 품질 논란 여전

하지만 5G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이유는 ‘잘 안 터진다'와 ‘비싸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이동통신 세대가 교체될 때마다 반복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기지국이 전국에 충분히 깔리지 않은 상태서 상용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게 된 고객은 불만을 제기한다.일부 고객은 5G 품질 문제 등을 이유로 이통3사에 요금인하와 가입 해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와 이통3사는 2019년 커버리지 확보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2월말 기준 5G 기지국 수는 2019년 4월 상용화 시점보다 3배쯤 늘어난 10만8897개다.

5G 기지국을 점검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문제는 실내다. 이통 3사는 2019년 연말까지 1000개 이상의 건물에서 5G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인빌딩 장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는 실현되지 않았다. 2019년 3사가 5G 인빌딩을 구축한 건물은 약 500여개에 그친다. 지하철 등의 공공시설 5G 커버리지 확대도 잰걸음이다. 대중교통 이동 중에는 5G 서비스가 잘 터지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라는 암초마저 만났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지국을 구축하려면 지하철과 건물 안에 들어가야 하는데 건물주 등이 협조적이지 않을 경우 어려움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외부인 출입이 힘들기 때문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가 요금제 논란에 정부는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를 지난해부터 유도했다. 하지만 이통3사가 수조원의 초기 투자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임을 고려해 알뜰폰 사업자들만 월 3~4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했다. 제공하는 데이터는 보통 9GB쯤이다. 쓸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이 작다 보니 형식적으로 내놓은 요금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완벽한 5G’는 언제쯤?

우리나라는 3.5㎓ 주파수 대역을 먼저 상용화했다. 3.5㎓ 대역에 비해 10배 넓은 대역폭을 확보한 28㎓ 대역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이론상 28㎓ 대역에서 5G 통신 속도는 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5월쯤 28㎓ 대역 5G서비스를 상용화 할 예정이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르면 하반기쯤 시작할 예정이다.

게다가 5G 통신망을 온전히 사용하는 단독모드(SA)를 서비스하지 않다보니 ‘반쪽짜리 5G’라는 지적을 받는다. 현재는 LTE와 5G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비단독모드(NSA)만 가능하다. 이통3사는 현재 LTE와 장비를 일부 공유하는 5G NSA(비단독모드)에서 5G SA(단독모드)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올림픽 때문에 경기장 등 중요한 장소를 위주로 28㎓ 망을 구축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전체적인 커버리지를 고려하면, 한국이 뒤처진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도 "아직 단말 생태계가 확보되지 않은 차원에서 사업자에게 투자를 강요할 수는 없다"며 "이미 한국은 초고주파 대역에서 국제 표준을 주도하는 등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기업간거래(B2B)까지 5G를 활성화하는 데는 일본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킬러콘텐츠, B2B 유스케이스 확보해야

5G가 진가는 B2B에 있다는 것이 ICT 업계의 중론이다. 실감콘텐츠,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디지털헬스케어 등의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3사 CEO 모두 2020년을 B2B 사업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확실한 B2B 수익모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킬러콘텐츠' 발굴 역시 중요한 과제다. 정부는 실감콘텐츠 예산을 늘리고 관련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킬러콘텐츠로 육성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4세대(4G) 때는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동영상,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킬러콘텐츠가 있었듯이 5G도 킬러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며 "B2B 유스케이스를 많이 확보해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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