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디지털 카메라·교환식 렌즈 생산량이 20년 전인 2001년 수준으로 줄었다. 업황 자체가 쇠퇴기인데다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동남아 소재 광학 기기 생산공장 및 물류에 악영향을 미친 여파로 해석할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 20년 전 수준으로

일본사진영상공업회(CIPA)가 최근 발표한 ‘2월 디지털 카메라·교환식 렌즈 생산량’ 자료를 보면,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은 67만9043대다. 2019년 2월과 비교하면 27.4% 줄었다. 교환식 렌즈 생산량은 78만492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은 2019년까지 꾸준히 월간 100만대 이상을 유지했지만, 1월 처음으로 월간 생산량 100만대 이하로 줄었다. 1월 생산량은 82만188대다. CIPA는 1999년 12월부터 월간 광학 기기(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을 조사했다.

2000년 2월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은 45만2067대, 2001년 2월 생산량은 79만2369대다. 20년 전 이하로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이 줄어든 것. 2020년 2월 디지털 카메라 생산량은 역대 2월 최고 생산량인 2012년의 887만7792대의 8%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부진의 늪에 빠진 디지털 카메라·렌즈 업계. / 차주경 기자
부진의 늪에 빠진 디지털 카메라·렌즈 업계. / 차주경 기자
상대적으로 교환식 렌즈 생산량은 견조한 모습이다. DSLR 카메라에 이어 미러리스 카메라가 교환식 렌즈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어서다. 교환식 렌즈의 역대 2월 최고 생산량은 2012년 216만5033대다.

업황 불화, 코로나19 바이러스 악재 "출구 찾기 쉽지 않아"

광학 업계에는 악재가 겹쳤다. 업황 불화가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 생산망 및 물류망을 뒤흔들었다. 일본 도쿄 올림픽 연기,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 모두 광학 및 사진 업계 악재로 꼽힌다.

2월 디지털 카메라 일본 내 출하량은 지난해 2월보다 41% 급감했다. 해외 수출 물량도 24.3% 줄었다.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 수출량이 유독 부진(32%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의 수출량도 각각 25.8%, 20.2% 줄었다.

디지털 카메라와 교환식 렌즈 생산량은 3월 더욱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세가 더욱 강해진 시기, 세계 각국 정부가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대형 스포츠 및 사진 이벤트 취소가 확정된 시기 모두 3월이다.

광학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사회 분위기, 정부 조치가 광학 기기 생산·물류 등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고 있다. 결과에 제품 출시·홍보 전략을 기민하게 바꾸려 하나, 대외환경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