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배달의민족(배민)이 수수료 인상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내놓은 요금제 오픈서비스가 사실상 수수료 인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측은 오랜 고민 끝내 내놓은 가장 합리적이자 공평한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6일 우아한형제들은 "오픈서비스 제도는 특정 업체가 주문 독식하는 깃발꽂기가 합리적이냐, 주문 생길때만 세계 최저 요율을 내는 수수료체계가 합리적이냐는 고민의 결과다"라며 식당주인, 라이더, 이용자 등 모든 이에게 이익과 편익을 주는 서비스 모델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이 이 처럼 수수료와 관련한 입장을 밝힌데는 오픈서비스를 도입한 직후 소상공인연합회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구했고, 여권에서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법을 제정하겠다는 공약까지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독과점 배달 앱의 독과점 횡포가 시작됐다"며 공공 배달앱을 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의 경우 오픈서비스는 매출이 높은 가게일수록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소상공인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비판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에 따르면 기존 울트라콜을 3~4건 사용하면 한 달에 26~35만원이 수수료로 책정된다. 하지만 오픈서비스 시행 이후 월 매출 1000만원인 업소는 한 달에 58만원을 내야한다는 주장이다. 또 월매출 3000만원의 업소는 현행 26만원보다 670% 인상된 174만원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오픈서비스는 소상공인들에게 1명 인건비나 임대료 수준의 추가 비용을 발생하게 한다"며 "이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벗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 히어로의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꼼수 가격 인상을 상세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도 가세하고 나섰다. 이재명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영업자 고통이 극심한 이때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 업체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 이용료 인상으로 과도한 이윤을 추구하며 자영업자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며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어지럽히는 독점과 힘의 횡포를 억제하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만이 아니라 지방정부를 포함한 모든 정부기관의 책무다"라며 군산시가 최근 개발한 배달 앱과 같은 공공앱 개발에 나서겠다고 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동주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는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유통상인 보호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수원시와 협의해 가맹점 가입비‧수수료‧광고료를 없애 앱을 개발해 출시하겠다고 했다.
배달의민족 "매출 독식 없애고 가장 합리적 모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측은 "오픈서비스 제도는
특정 업체가 주문 독식하는 깃발꽂기가 합리적이냐, 주문 생길때만 세계 최저 요율을 내는 수수료체계가 합리적이냐는 고민의 결과다"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앞서 발생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합리적인 요금제를 내놨다는 설명이다.
실제 배달의민족은 깃발꽂기로 인해 논란이 일었다. 깃발꽂기는 월 정액(8만원) 광고료 방식의 ‘울트라콜’을 중심으로 요금체계가 운영되면서 문제가 심각했다. 자금력이 있는 음식점주는 자신의 상호가 있는 지역 인근에 여러 개 울트라콜을 등록하고 배민 앱 화면을 중복 노출로 차지했다.
인근 지역 주문까지도 독차지해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지역에선 월 1000만원 이상 광고비를 내고 깃발을 200개 이상 꽂는 업체가 등장할 정도였다.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은 배민 앱 화면에서 노출 기회를 잃고 주문 증가 효과도 누릴 수 없었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과도한 깃발꽂기 경쟁으로 피해는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업자에게 돌아갔다"며 "이번 개편으로 전체 입점 업소의 52.8%가 월 부담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또 "영세업자가 아니어도 연 매출이 30억원(전체 매출) 이상인 대형업소 중에서도 45%는 오픈서비스에서 수수료 부담이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에서 매출 155만원 이하의 업체에만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155만원의 5.8%는 울트라콜 1개(8만8000원) 비용 보다 낮은데 실제 그렇게 매출이 적은 업소는 거의 없다"며 "배민 앱을 통해서 들어오는 매출만 따졌을 때 월 465만원 이하의 경우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또 "수수료 부담이 낮아지고, 그 외에 깃발을 다수 꽂고도 더 많은 깃발에 밀려 매출 증대효과를 누리지 못하던 이들도 비용 감소 효과를 누리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