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율주행이다] ⑤문희창 언맨드솔루션 대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셔틀이 합니다”

입력 2020.04.08 06:00

①‘추격자’서 ‘개척자’로 진화 노리는 韓 ②기술 적용은 ‘눈앞’ 제도 정비는 ‘먼 미래’ ③‘AI 판단 믿어도 될까’ 윤리 딜레마 ④ 최강림 KT 상무 "韓 자율주행 표준 제정 서둘러야"


"기존 차량 중심의 자율주행 플랫폼, 산업 활성화 가로막아"
모빌리티 산업 분류 체계 불명확도 문제
2027년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 현실적으로 ‘불가능’

"모빌리티로 불리는 모든 이동수단은 자율주행화 하고 있습니다. 이미 자율주행 셔틀(버스)은 자동차보다 먼저 상용화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꽃 필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차’로만 국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문희창 언맨드솔루션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2027년으로 앞당긴다는 정부의 청사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청사진에 자동차만 담겼고 셔틀은 소외됐다는 것이다.

문희창 언맨드솔루션 대표. / 언맨드솔루션 제공
우리나라는 2027년 자율주행차가 전국 주요도로를 달리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레벨 4)을 세계 최초 상용화하는 ‘2030 미래차산업 발전전략’을 내놨다.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60조원 규모 민간투자를 기반으로 개방형 미래차 생태계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 정책은 자율주행 산업 전반이 아닌 일반도로를 다니는 차량만 보고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 대표는 "정부와 업계가 일반도로를 다니는 차량만 놓고 자율주행 상용화 시점을 논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다양한 자율주행 산업의 활성화를 막고 새로운 분야 시장을 개척하려는 신생업체 성장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선문대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했다. 부전공으로 제어계측을 공부했다. 이후 국민대 대학원에서 자동차 전자제어시스템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율주행 기술만 20년째 연구 중인 전문가로 2008년 언맨드솔루션을 설립했다. 2017년부터는 홍익대학교 기계시스템디자인학과 부교수로서 회사 업무와 후배 육성을 병행 중이다.

언맨드솔루션은 자율주행 셔틀 ‘위더스(WITH:US)’ 개발로 주목받는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위더스는 운전석이 없는 차량 플랫폼이다. 완전 자율주행(미국자동차공
학회 기준 레벨5) 기술 구현이 가능하다. 지난해 3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이미 레벨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량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문 대표는 우리나라가 자율주행 시대로 진입하기에 앞서 모빌리티와 관련한 산업 분류 체계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점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운송 수단이 차인지, 일반기계인지, 로봇인지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제도상 모든 모빌리티 플랫폼을 차로 규정할 것인지, 따로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다"며 "언맨드솔루션의 셔틀을 차로 생각하고 각종 규제에 따르기 위한 준비를 하는 중이지만 그 누구도 우리에게 셔틀이 차라고 얘기해준 적이 없다. 새로운 플랫폼 등장에 맞춰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희창 언맨드솔루션 대표. / 언맨드솔루션 제공
국토교통부는 5월부터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 내에서 여객자동차운수법, 화물자동차운수법 등 특례를 통해 자율주행차 기반의 여객·물류 서비스를 허용한다. 유상 서비스를 하려는 사업자는 자율차의 주행안전성 확인을 위한 자동차등록증과 보험가입 증서를 제출해야 한다.시범운행지구의 지정기간은 자율주행 인프라 설계·구축 기간(최대 2년)과 서비스 운영기간(최대 3년) 등을 고려해 5년 범위에서 정하도록 규정했다.

문 대표는 정부의 규제 특례가 실제 중소·중견 스타트업에는 새로운 규제 장벽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례를 부여한다고 누구나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이 가능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특례를 받는 운행 지역이 곳곳에 생기는 건 맞지만, 배달 로봇이나 소형 셔틀 등 자동차로 분류하기 애매한 모빌리티는 결국 차와 같은 인허가와 관련 법규를 따라야 한다"며 "완성차만 알고 자율주행 업계의 현실은 모르는 사람이 법을 만든 것 같다"고 꼬집었다.

문 대표는 시동부터 목적지 도착 후 주차까지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를 구현해야 정부가 목표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차 상용화 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이를 완벽히 수행하는 자율주행차는 없다. 실제로는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2300만대)의 절반에 가까운 1000만대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탑재해야 상용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2027년 완전자율주행 상용화가 어려운 이유다.

다만 자율주행 시장을 일반 차 기준으로 국한하지 않으면 레벨5 기술 구현을 빠르게 마주할 수 있다. 목적지를 벗어나지 않고 정해진 노선대로 움직이는 버스나 셔틀, 배달 로봇 등이 그 주인공이다.

언맨드솔루션은 5월 세종시 시민친화형 도심공원 개장과 동시에 시민을 상대로 실증 서비스를 진행한다. 연내 상암 DMC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에서 자율주행 셔틀 위더스와 자율주행 배달 로봇 위더스로지 실증을 계획 중이다.

문 대표는 "일반도로가 아닌 캠퍼스·공장·전시장·공항 등 폐쇄도로를 다니는 순환 셔틀에 자율주행 기술을 도입하면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특히 장애인·노약자 등 교통 약자도 자율주행 셔틀을 호출해 부지가 넓은 공원을 마음껏 다닐 수 있어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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