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공장 가동을 멈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인공호흡기, 마스크 등 의료장비 생산에 여념이 없다.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따른 의료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 부친 것이다.

폭스바겐이 3D 프린팅 기술 사용해 제작한 안면보호구. /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이 3D 프린팅 기술 사용해 제작한 안면보호구. / 폭스바겐 제공
8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GM은 6월 1일까지 6132개, 8월 말까지 총 3만개의 인공호흡기를 생산해 미 행정부에 납품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총 4억8000만달러(5840억원)다.

GM 대변인은 "이번 계약에는 각 의료 유닛을 지원하기 위한 소모품과 호스, 스탠드 등 부속품도 포함했다"며 "GM은 필요에 따라 더 많은 인공호흡기를 공급할 능력도 있다"고 말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빠른 시일 내 중국 생산공장 가운데 한곳에 생산설비를 구축해 월 100만개 이상의 안면보호 마스크를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한 마스크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지역 코로나19 방역 담당자에게 기부한다.

독일 폭스바겐그룹도 계열사를 동원해 안면보호구용 홀더를 제작한다. 제작된 제품은 스페인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이미 스페인 현지 공장을 통해 생산된 제품 1000개를 전달했다.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이탈리아 산타 아가타 볼로냐 공장에서 의료용품을 생산해 인근 산토르솔라 말피기 병원에 기증하기로 했다. 하루 마스크 1000개와 플렉시글라스 보호장구 200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업계도 자국 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공호흡기 등 보건의료장비 생산 지원에 나선다.

도요타는 일본 내 공장에서 의료용 마스크를 주당 500~600장씩 생산해 병원 등에 순차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도요타 미국법인은 3월 코로나19 여파로 가동이 중단된 미국 내 공장에서 마스크 등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기아차가 중국 옌청 공장 일부를 마스크 생산을 위한 기지로 활용한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권고에 따른 조치다. 마스크는 판매하지 않고 현지 직원 등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