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경북도와 공동으로 업체당 1억~5억
코로나 사태 극복 위해 전격 단행한 듯
스타트업 "매우 힘든 시기에 큰 힘 된다"

코르나19 사태로 대구경북 지역이 힘든 시기를 보내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지자체와 함께 지역 스타트업 14곳에 투자를 단행했다. 시점은 이달로 코로나19 확진세가 주춤해짐과 동시에 이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및 연구개발(R&D) 중단을 막기 위한 조치로 파악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대구시·경북도와 공동으로 나인랩스 등 14개사에 1억원에서 최대 5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이들 지자체와 지역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대구시와는 ‘C-랩’, 경북도와는 ‘G-스타 드리머스’가 있다.

투자업체를 지역별로 보면 대구와 포항업체가 각 3곳으로 가장 많다. 경산·구미 각 2곳, 안동 영주 영천 김천 소재 스타트업 각 1곳이다. 투자금은 삼성전자와 대구시·경북도가 공동으로 마련한 창업지원펀드에서 이뤄졌다. 운영 벤처캐피털은 인라이트벤처스다.

삼성전자 투자 유치에 성공한 모닛의 ‘스마트 유아 모니터링’ 제품./자료 모닛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전자 투자 유치에 성공한 모닛의 ‘스마트 유아 모니터링’ 제품./자료 모닛 홈페이지 갈무리
투자 업종은 다양하다. 가장 많은 5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모닛과 드림에이스는 스마트 유아용품과 자동차 인포메인턴트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이다.

해조류 기반 배양육을 개발중인 ‘씨워드’, 완전 자율형 인공췌장 연구업체 ‘큐어스트림’도 자금확보에 성공했다.

보급형 스타트팜 시스템(상상텃밭), 나노 셀룰로오스 소재(에이엔폴리), 위치기반 인증서비스(엘핀), 초소형정밀기계 기반 센서 설계(이너센서), 카본소재 3D프린터(나인랩스) 유기용매 고분자 분리막(멤브레어)을 만드는 스타트업도 투자를 받았다.

자금 확보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어려운 시기 극복에 큰 힘이 됐다는 반응이다.

박도형 모닛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상품을 개발해온 터라 코로나19로 수출길이 막혀 경영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적절한 타이밍에 투자를 받아 난관속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닛은 센서 등으로 아기의 기저귀 발진과 피부염을 예방하는 스마트 베이비 모니터를 만들었다. 5억원 투자유치금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생산량 확대 및 판로 개척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노상철 에이엔폴리 대표도 "나노 바이오 소재 개발에는 단계별로 집중적인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번 투자 결정으로 끊김없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삼성전자·지자체 펀드 자금 유치 기업./자료 인라이트벤처스
삼성전자·지자체 펀드 자금 유치 기업./자료 인라이트벤처스
이번에 자금을 받은 곳은 지역 대표 스타트업이다. 상상텃밭 등 3곳은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형 스타기업 육성프로젝트인 ‘TIPS’에 지원할 예정이다.

씨위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랩스타트업 2020’ 대상 수상업체다. 저요오드 해조류 가공식품인 ‘Yo.od(요오드)’를 만든다. 투자기관은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민간이 협력해 지원하는 이들 기업이 ‘혁신기술형 유니콘’ 모델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용민 인라이트벤처스 대표는 "대구경북은 우수 기술기업이 태동하기에 좋은 조건임에도 코로나19 여파로 기회를 놓칠 수 있었다"며 "이번 투자는 연구개발에 매진해야 할 스타트업이 중단없는 사업을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준배 기자 j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