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숲' 반中 메시지에 화들짝…중국 공산당 '온라인 쇄국' 강화한다

입력 2020.04.17 12:57

중국 공산당이 자국민의 정보 통제 및 검열을 위해 세운 ‘인터넷 만리장성’의 벽이 더욱 높아진다. 이미 시행 중인 각종 해외 사이트 및 서비스 차단에 이어, 이제는 온라인 게임에서조차 해외 서버 접속 및 외국인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자국민 통제를 강화하려는 모양새다.

대만 자유시보는 15일 중국 공산당이 매우 강도 높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온라인 게임 규제 조치를 시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중국에서 출시하는 온라인 게임들은 게임들은 해외 출시 버전과 동일한 기능으로 출시하면 안된다. 중국 내 서버에만 접속해야 하고, 중국인 끼리만 온라인으로 플레이해야 한다.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홍콩 시위대의 구호를 외치는 모습. / 조슈아 웡(홍콩 민주화 운동가) 트위터 갈무리
중국 내에서 해외 서버에 접속해 외국인과 함께 플레이하고, 채팅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도 금지한다. 이러한 조치는 새로 출시하는 게임뿐 아니라, 이미 출시 및 서비스 중인 게임에도 소급해 적용한다. 게임사들은 기존 게임에 해당 기능이 있으면 즉시 삭제해야 하고, 이후에도 비슷한 기능을 추가할 수 없다. 출시한 지 오래된 게임을 일부 수정해 이름만 바꿔 출시하는 것도 금지한다.

또한, 모든 온라인 게임에 실명제를 도입한다. 게임을 구매하거나 다운로드 할 때 실명 인증을 해야 하고, 모든 이용자와 게임 플랫폼에서 실명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 외에도 이용자가 맵 편집 기능으로 자신만의 맵을 만드는 기능, 캐릭터나 오브젝트의 외형을 직접 디자인 및 수정하는 기능 등도 넣을 수 없다. 게이머들이 게임 내에서 길드, 클랜 같은 조직을 설립하는 것도 금지한다. 코로나19와 연관성을 피하기 위해 좀비, 전염병 등을 게임 콘텐츠에 포함할 수 없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성년자 통제도 더욱 강화한다. 미성년자는 오후 10 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없고, 법정 공휴일에도 3시간 이상 게임을 즐길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새로운 금지령 초안은 이미 베이징, 상하이, 광동 등 일부 지방 자치 단체에서 시행됐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 전역으로 확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새로운 게임 규제 조치를 내놓은 것은 온라인 게임이 중국 정부와 공산당을 비판하고,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등 반체제 메시지를 전달하는 새로운 통로로 활용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 스위치의 샌드박스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일부 민주화 운동가가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고,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표시한 이후, 중국내 전자상거래 사이트 및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 중인 ‘동물의 숲’이 모두 사라지기도 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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