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팀슈팅게임 오버워치에 신규 캐릭터로 ‘에코’가 등장했다. 이전 등장했던 ‘시그마’ 이후 8개월 만의 일이다. 블리자드는 에코를 끝으로 더이상 신규 캐릭터를 추가하지 않는다. 그 대신 오버워치의 후속작 ‘오버워치2’에 새로운 캐릭터를 다수 선보일 예정이다.
IT조선은 미국 블리자드 본사에 근무하는 오버워치 개발자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새 캐릭터 ‘에코’를 추가하기로 한 기획 의도 등을 물었다. 에코는 출시 시기 뿐만 아니라, 오버워치 세계관 상에서도 1과 2를 잇는 역할을 한다.
‘오버워치2’엔 다른 모습으로 진화할 수도
에코는 요원 조직 ‘오버워치’의 설립자 중 한 명이자 인공지능(AI)의 긍정적 측면에 주목한 랴오 박사가 만든 로봇·AI다. 에코는 철저한 통제 하에 점점 발전하며 랴오 박사의 행동과 말씨까지 닮아갔으나, 박사가 적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후 오버워치에 합류해 새 사람·이념·상황을 접하며 계속 진화한다.
제프 체임벌린 블리자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에코는 자신이 관찰한 대상을 물리적으로 복제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오버워치의 일원이 된 에코가 랴오 박사의 지도 없이 세상에 노출됐으므로, 에코가 향후 어떤 모습, 태도를 취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코 소개 영상. / 오버워치 유튜브 채널
독특한 궁극기 ‘복제’ 탓에 공격형으로 출시
에코는 비행능력과 강력한 공격 능력을 갖춘 공격형(딜러) 영웅이다. 게이지를 모아 사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궁극기) ‘복제’를 사용하면 적 캐릭터의 모습과 능력을 15초간 복제해 활용할 수 있다.
오버워치 이용자 사이에는 다른 소문이 무성했다. 게임에 지원형(힐러) 영웅의 수가 부족하고, 캐릭터 설정 등을 고려하면 지원형(힐러) 영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격형 영웅으로 추가됐다.
제프 굿맨 오버워치 수석 영웅 디자이너에 따르면 개발팀이 처음에 에코를 지원형으로 설계했다는 소문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는 "에코의 메커니즘을 확정하기 전에 개발팀은 지원 영웅으로 먼저 테스트해봤다"며 "하지만 재미있는 능력인 궁극기 ‘복제’가 지원 영웅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공격 영웅은 지원·돌격 영웅과 비교하면 게임 운영 폭이 상대적으로 유연해 에코를 공격형 영웅으로 추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게이머 사이에서는 지원형 영웅 수가 너무 적은 상황에서 오버워치의 마지막 캐릭터마저 공격형 영웅이라는 사실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격형 영웅을 즐기려는 이용자가 많아 해당 역할군 대기열이 과도하게 긴 상황에서 에코가 나오면 대기열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제프 굿맨 수석 영웅 디자이너는 개발팀이 대기열 시간 감소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기 시간에 다른 게임 모드를 즐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거나, 결국 본 게임에 적용하지 않았지만 돌격 1, 공격 3, 지원 2로 팀을 구성하는 방안도 실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모든 영웅 기술을 완전히 새로 만들 수는 없어
영웅 별 플레이 경험 차별화에 집중
에코의 초기 디자인은 모노아이(눈이 한 개) 형 로봇이었다. 이는 게임 ‘오버워치’ 이전에 개발하던 ‘타이탄 프로젝트’에서 미래 도시의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서비스·보안 로봇 콘셉트를 담았다. 하지만 안면 부에 사람 얼굴과 비슷한 홀로그램 이미지가 있는 형태로 바꿨다.
아놀드 창 오버워치 어시스턴스 아트 디렉터는 "초기 디자인은 게이머가 자신의 분신으로 삼을만한 독특한 영웅이 아니라 단지 수 많은 로봇 중 하나에 가까웠다"며 "개발팀은 에코에 개성을 부여하고, 게이머가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바꿨는데, 이 덕에 에코의 지능이 더 높아 보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코는 비행 기술이 있다는 점에서 ‘파라’와 비슷하다. 적에게 붙인 뒤 폭파시키는 ‘점착 폭탄’ 공격은 ‘트레이서’의 펄스 폭탄과 비슷하다. 전방으로 광선을 발사하는 광선 집중 기술은 형태 면에서 ‘모이라’의 융화를 떠올리게 한다. 개발팀에 따르면 일부러 다른 캐릭터 기술을 모방한 것은 아니다.
제프 굿맨 수석 영웅 디자이너는 "개발팀은 오버워치의 모든 영웅을 개성있게 만들려 노력하지만, 영웅을 계속 만들다 보면 기술 콘셉트가 겹치는 영웅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이 탓에 우리는 각 기술이 매우 다르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보다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경험 전반적으로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팀 테스트에서는 에코로 적의 후방을 교란하거나, 전방에서 적의 돌격 영웅과 방벽을 공격할 때 효과가 좋았다"며 "오버워치 리그 프로게이머가 에코를 활용해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탓에 한국 팬 사이에서는 '짜잔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카플란 총괄 디렉터는 "한국 팬의 열정적인 사랑에 항상 감사한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여러분과 가족이 모두 무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가면 한국을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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