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무인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겼다

입력 2020.04.21 06:00

美 메이오클리닉, 자율주행 셔틀로 ‘코로나19 검체’ 수송
덴마크 자율주행 로봇 수백대, 中 병원 소독 중
中 스타트업 네오릭스, 배송용 자율주행차 대량 발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로 확산하면서 ‘언택트(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 추세다. 이와 함께 ‘무인 자율주행 기술’이 급부상중이다.

2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병원 소독이나 배송 업무까지 수행하는 무인 자율주행 셔틀·로봇이 등장,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 해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준다.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꼽히는 미국 메이오클리닉은 지난달 플로리다 잭슨빌 병원에 모빌리티 스타트업 비프(beep)로부터 자율주행 셔틀 4대를 도입했다.

/ 메이오클리닉 유튜브
운전자가 없는 셔틀은 최근 메이오클리닉이 운영하는 코로나19 검사 구역을 돌아다니며 채취한 검체 박스를 검사요원에게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미래 기술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된 셈이다.

이 셔틀은 아직 사람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메이오클리닉 직원은 셔틀을 통한 검체 이송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링을 해야한다. 자율주행 셔틀이 진화하면 현재의 안전과 인력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8일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배달서비스가 시급하다는 유통업계의 요청에 무인택배차 운행을 일부 허가했다.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로(NURO)’의 무인택배차 2대는 캘리포니아 주 내 9개 지역에서 시험운행을 할 수 있다. 뉴로는 캘리포니아에서 알파벳 자회사 웨이모에 이어 두번째로 무인 자율주행차를 운영한다.

뉴로는 일반 승용차의 절반 정도 크기인 저속 무인자동차 R2로 무인배송 서비스 실증에 나선다. 미 유통가에선 코로나 바이러스 속에서 최소한의 접촉으로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덴마크 회사인 UVD 로봇은 병원에서 자외선으로 수술 도구를 소독하는 데 착안해 자외선 빛을 비춰 병실을 소독하는 이동형 로봇을 개발했다. 자율주행하는 이 로봇은 2월부터 중국으로 수백대 수출됐다. 각지 병원에서 자외선으로 병실을 소독하고 있다.

병원 내 의료용품 이송을 위한 네오릭스 자율주행 셔틀 / 네오릭스 유튜브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네오릭스는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확산 전까지 자율주행차 125대 생산에 그쳤지만 올해 2~3월에는 200대 이상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 징둥닷컴 등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배송용 자율주행차량을 대량 발주한 덕이다.

중국 당국도 자율주행 배달 서비스 규제를 임시 완화했다. 지방 정부는 자율주행차 가격의 60%를 보조금으로 지급하며 지원했다. 그동안 공공도로에서 무인 자율주행차 운행은 불가능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반 차량 운행이 줄어들자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네오릭스의 무인 자율주행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우한 지역에서 생필품 배송은 물론 도시 방역, 병원 내 의료용품 이송에도 활용되고 있다.

벤디스·로보티즈, 비대면 로봇 점심 배달 서비스 시작
트위니, 코로나19 전담병원에 자율주행 카트 기증

국내에서도 무인 자율주행 기술이 싹을 틔운다. 기업용 모바일 식대관리 솔루션 ‘식권대장’ 운영사 벤디스는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 로보티즈의 실외 자율주행 로봇에 식권대장의 예약결제를 적용해 비대면 로봇 점심 배달 서비스를 한다. 식권대장 앱으로 식사를 주문하면 로봇이 이를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벤디스 ‘식권대장’ 앱과 로보티즈 점심 배달 자율주행 로봇. / 벤디스 제공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로보티즈 본사 임직원들은 아침마다 식권대장 앱을 통해 로봇 배송이 가능한 식당 4곳에서 점심 식사를 예약할 수 있다. 예약된 식사는 로봇이 점심시간에 맞춰 사옥 앞으로 배달해준다.

당초 양사는 실증 테스트를 계획하는 단계였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배달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테스트 조기 실시를 결정했다.

로보티즈는 2019년 12월 로봇 분야 최초로 ‘실외 자율주행 로봇’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통과한 바 있다. 현행법상 실외 자율주행 로봇은 공공 도로 보도 통행이 불가능하지만, 로보티즈는 특례 통과 시점부터 2년 간 마곡동(1차년도)을 시작으로 강서구(2차년도)까지 인도와 횡단보도 등을 주행하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 실증 테스트를 할 수 있다.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인 트위니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자율주행 카트 ‘따르고’ 두 대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기증했다. 따르고는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서울의료원에서 오염물질, 일반 의약물품, 환자복 등을 운반하는데 활용된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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