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으로 번질라… 피파4 게이머가 온라인서 '드러눕는' 이유는

입력 2020.04.21 14:52 | 수정 2020.04.21 15:25

넥슨이 서비스 중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4(이하 피파4) 이용자의 여론이 싸늘하다.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는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이용자가 있는가 하면, 사람이 드러누운 듯한 모습의 이미지(●▅▇█▇▆▅▄▇)를 올리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온다. 일부 영상 창작자도 피파4 불매 운동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파4 게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게이머들의 비난이 늘었을까.

피파4 이용자가 모이는 게임 커뮤니티에 등록된 ‘드러누워’ 시위하는 게시글 모습 / 피파온라인4 인벤 갈무리
사건의 발단은 3월 26일로 거슬러 올라가면 된다. 넥슨은 당시 축구 선수를 뽑을 때 쓰는 ‘LH 시즌 선수팩’을 출시했는데, 여기서 나온 선수의 성능이 기존 선수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능력치가 좋은 선수의 급여(선수 기용을 위한 운영비 개념)를 높여 구단 간 밸런스를 맞춰야 하는데, LH 시즌 선수팩은 기존 규칙을 깨뜨렸다. 능력 대비 급여를 턱없이 낮게 책정해 기존 선수가 사장되도록 한 셈이다.

피파4 게이머들은 좋은 구단을 만들기 위해 비싼 선수를 영입하는 등 노력했는데, 넥슨이 LH 시즌 선수팩 판매를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도 있다. 심지어 LH 선수팩 출시 직전까지 판매했던 한정판 '2020TOTY 선수팩'의 가치가 크게 훼손되는 상황도 연출됐다.

3월 26일 LH 선수 팩 출시 후 시세가 폭락한 2020 TOTY 선수팩의 버질 반데이크 선수 카드 모습 / 오시영 기자
LH 시즌 선수팩 출시 후 1월 16일부터 3월 11일까지 한정 판매한 ‘2020TOTY 선수팩’ 구매자의 손해가 막심하다. ‘2020TOTY 선수팩’에는 최고의 선수 55명 중 이용자 투표로 뽑은 12명을 담았다. 2020TOTY 선수팩 가격은 출시 당시 15만마일리지(MP)였다. 넥슨 캐시로 15만MP를 만들려면 150만캐시(현금 150만원)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LH 시즌 선수팩 등장 후 2020 TOTY 선수팩 가격은 ‘반토막’ 수준이 됐다. ‘반 데이크’ 선수는 출시 초기 18억BP(게임 내 재화 단위)를 호가하던 가격이 최근 9억BP 수준으로 폭락했다.

과거에 나온 선수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급여는 같아도 능력치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NHD 카드와 LH 카드로 나온 ‘다보르 슈케르’의 능력치는 각각 84와 93으로 다르고, GR 카드와 LH 카드로 뽑은 ‘웨인 루니'의 능력치는 각각 94과 98로 차이가 난다. 속도, 가속도, 밸런스 등 주요 능력치 역시 다르게 책정됐다. 기존에 어렵게 영입한 선수를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LH 카드(왼쪽)와 GR 카드로 뽑은 웨인루니 선수의 능력치 비교 이미지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피파4 한 이용자는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영입한 선수로 구단을 운영했는데, LH 시즌 선수팩 등장 후 기존 구단의 가치가 한 순간에 망가졌다"며 "넥슨 운영진이 게임을 사랑하는 이용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넥슨 한 관계자는 "이용자 의견을 주의 깊게 살펴 다양한 가능성을 포함해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추후 방안을 확정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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