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분기 매출액 25조3194억원 성장세
코로나19 영향 2분기 본격화 전망
투싼, 싼타페, GV70 등 하반기 신차 예고

현대자동차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지난해말부터 촘촘히 이어온 신차효과를 톡톡히 봤다. 2분기 이후 시장 악화도 지속적인 신차 출시를 통한 제품믹스 강화로 극복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2020년 1분기 글로벌 판매현황 / 출처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2020년 1분기 글로벌 판매현황 / 출처 현대자동차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자동차는 2020년 1분기으로 ▲판매 90만3371대 ▲매출액 25조3194억원(자동차 19조5547억원, 금융 및 기타 5조7647억원) ▲영업이익 8638억원 ▲경상이익 7243억원 ▲당기순이익 5527억원(비지배지분 포함) 등을 보고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6%와 4.7% 증가했다. 판매대수는 11.6% 감소했다. 경상이익은 40.5% 줄었다.

매출은 원화 약세(2019년 1분기 1125원/달러, 2020년 1분기 1193원/달러), 신차 및 SUV 등 고부가 상품 위주로 제품믹스 개선, 앱티브 합작법인 현물출자 등 기타 매출 발생 등으로 성장세를 거뒀다. 매출 증가에도 신차 마케팅 활동 등으로 영입비용이 증가, 영업이익률은 전년과 같은 3.4%를 유지했다.

판매대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내공장 가동중단, 투싼 등 일부 차종 노후화, 글로벌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겪었다. 1분기 내수판매는 13.5% 줄어든 15만9061대, 수출 등 해외판매는 11.1% 뒷걸음질친 74만4310대다.

현대차는 코로나19로 인한 외부충격이 2분기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도 2분기 이후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는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는 24%, 3월만 놓고 보면 40% 이상 감소했다"며 "올해 성장을 예상한 중국시장이 연초부터 급락했고, 3월 중순 이후 미국과 유럽 및 인도시장 감소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이어 구자용 전무는 "이러한 수요감소세는 상반기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반기에 시장이 회복된다해도 글로벌 신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내수시장의 빠른 회복은 현대차에 든든한 상황이다. 2019년 그랜저를 시작으로 제네시스 최초 SUV GV80, 준중형 절대강자 아반떼 등 굵직한 신차들이 내수시장을 지탱했다. 1분기에 신차로만 12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을 정도다. 2분기에도 해외시장보다 내구시장은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2분기 이후에도 믿을 것은 신차효과다. 하반기 현대차는 준중형 SUV 투싼을 시작으로 싼타페, 코나 등 SUV 라인업 쇄신에 나선다. 여기에 제네시스 브랜드 두 번째 SUV인 GV70도 하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구자용 전무는 "글로벌 락다운(이동제한조치) 장기화로 해외시장에서 신차효과는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신차 출시 일정 역시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럼에도 수익성 높은 제품 중심으로 제품믹스를 개선한다는 방향은 변함 없다"고 말했다. 구 전무는 글로벌 시장 전략으로 온라인 판매 및 딜리버리 체계 구축, 브랜드 이미지 제고, 친환경차 재고 확보를 통한 시장 선점 준비 등도 제시했다.

국내 공장의 생산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요 시장 시장 위축으로 수출물량 감소가 예상돼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공장은 내수 중심으로 생산물량을 조정하고, 판매호조인 신차 생산에 집중할 방침이다"라며 "친환경차 수출물량도 미리 확보, 시장 회복 시 즉시 대응해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