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반 영상회의 서비스 줌이 각종 보안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사용자수가 50% 상승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페이스북이 대항마를 내놨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서비스(SNS) 플랫폼인 페이스북이 영상회의 서비스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데다가 향후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포털 스마트 스피커 등에도 해당 기능을 확대할 전망이어서 줌 확산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페이스북이 줌 대항마로 내놓은 영상회의 솔루션 메신저 룸의 모습. / 페이스북 갈무리
페이스북이 줌 대항마로 내놓은 영상회의 솔루션 메신저 룸의 모습. / 페이스북 갈무리
27일 BBC베타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4월 24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이나 페이스북 메신저 서비스에서 이용하는 비디오 호출 기능이자 영상회의 툴 ‘메신저 룸(Messenger Rooms)’을 선보였다.

메신저 룸은 최대 50명까지 한꺼번에 영상통화에 참여할 수 있다. 대화 시간은 제한이 없으며 페이스북 계정이 없어도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룸 개설자는 페이스북 계정이 있어야 한다. 또 웹 브라우저 만으로 룸에 액세스 할 수 있으며 소프트웨어(SW)를 다운로드하거나 설치할 필요가 없다.

외신들은 줌과 닮았다고 평가했다. 페이스북은 또 룸을 개발할 때 경쟁사로부터 배웠다고 인정했다. BBC는 "페이스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줌의 인기가 높아지자 메신저 룸을 계획보다 일찍 발표했다"고 밝혔다.

다른 점도 있다. 보안이다. 페이스북은 원치않는 게스트(guest)가 미팅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암호학자들과 협력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측은 "줌 폭격(zoombombing) 같은 문제를 피하는 것이 최우선 사항이었다"며 "우리는 친구, 가족, 공동체와 편안하게 연결되도록 사생활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룸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관련업계는 메신저 룸이 줌 확산을 저지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쏟는다. 줌은 3월 초 하루 사용자 수가 1000만명 수준이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억대 사용자 기반을 갖춘 서비스로 급성장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영상회의 솔루션을 공급하는 IT 기업들은 줌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자신감을 보였다. 페이스북은 "왓츠앱과 페이스북 메신저로 매일 전화 통화를 하는 7억명이 넘은 계정 사용자들이 있다"며 "몇 주 안으로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