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121)로봇 속 로봇 분신합체 선보인 '투사 고디언'

입력 2020.05.02 09:00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투사 고디안(闘士ゴーディアン)’은 독수리오형제(갓챠맨)를 만든 타츠노코 프로덕션이 1979년 선보인 TV 애니메이션이다. 슈퍼로봇 애니메이션 중 ‘분신합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로봇의 파워를 강화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투사 고디안 애니 한장면 / 유튜브
타츠노코는 1975년 ‘테카맨'을 통해 강화 전투복차림의 주인공이 그보다 더 큰 로봇 속으로 합체하는 방식을 선보인 바 있는데, 고디안의 경우 3대의 로봇으로 합체 방식을 업그레이드 했다. 주인공이 점점 더 큰 로봇에 흡수 합체하는 방식과 연출은 이후 등장하는 로봇 애니메이션 ‘머신로보 크로노스의 대역습'에도 영향을 끼친다.

고디안 애니메이션은 ‘스칼프' 등 우주행성들이 지구로 접근하는 바람에 발생한 천지지변으로 지구상의 모든 문명이 파괴된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문명 파괴 후 살아남는 인류는 각지에 도시(타운)을 건설하고 각 타운이 국가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인류가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가운데 외계에서 도쿠마 황제가 이끄는 마도쿠타군단이 지구의 타운 침공을 감행한다.
투사 고디안 오프닝 영상 / 유튜브
미국 서부 빅토르 타운을 지키는 메카니컬 컴뱃 부대 제18연대 소속인 주인공 ‘다이고'는 과학자인 아버지가 남긴 슈퍼로봇 ‘고디안'으로 마도쿠타군단에 맞서 싸운다. 주인공의 활약에도 빅토르 타운은 적의 압도적인 화력과 전술 앞에 무릎을 꿇고 만다. 주인공은 살아남은 시민과 함께 고디안의 기지 산토레를 거점으로 마도쿠타에 맞서 싸운다.

애니 고디안 한장면 / 유튜브
마도쿠타군단은 행성 우카페의 지구 접근으로 발생할 천재지변으로부터 인류를 구할 ‘프로젝트X’ 계획에 눈을 돌린다. 다이고는 프로젝트X 계획과 인디안 제로니모 종족에게 전해져 내려오던 전설을 쫓아 5만년전에 지구로 착륙한 이쿠스토롬 행성인이 남긴 아노 우주선을 발견하게 된다. 산토레를 거점으로 반란군 활동을 이어가던 주인공은 다른 타운과 동맹을 결성하고, 기지에서 만들어진 비밀병기 이쿠스토롬포로 마도쿠타군단을 제압하는데 성공한다.

반란군에게 타운을 뺐긴 도쿠마 황제는 우주로 도망을 가고, 주인공은 이쿠스토롬 행성 기술로 만들어진 아노 우주선을 타고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찾으러 우주로 나간다. 하지만 주인공의 노력에도 인류가 살 새로운 혹성은 발견하지 못한다.

주인공은 우주에서 의문의 목소리에 이끌려 ‘존9999’라는 우주공간으로 향한다. 주인공을 추적하던 마도쿠타군단도 같은 곳을 향해 날아간다. 존9999에서 맞닥뜨린 주인공과 마도쿠타는 그곳에서 최종결전을 벌인다.

존9999라는 공간은 우주를 넘어선 ‘초우주’라는 공간이며, 이 공간에서 존재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우주선은 이쿠스토롬 행성의 아노호뿐이다. 주인공과 마도쿠타를 초우주로 끌어들인 장본인은 우주연맹 대표 아카샤였다. 우주에서 필요없는 존재로 낙인찍힌 마도쿠타는 아카샤의 힘에 의해 소멸당한다. 아카샤에게 존재를 인정받은 주인공 다이고는 빙하기를 맞은 지구를 되살릴 생명의 힘을 선물받는다.

애니메이션 ‘투사 고디안'은 1979년 10월 1화를 시작으로 1981년 2월 마지막화 ‘영광의 초우주'까지 총 73화 분량이 방영됐다. 50화를 넘겼다는 것은 당시 현지 애니메이션 시청률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지 애니메이션 업계 관계자는 당시 일요일 아침에 방영됐던 고디안은 경쟁 애니 콘텐츠가 거의 없었던 영향으로 양호한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초합금 고디안 / 야후재팬
애니메이션 제작비의 바탕이 되는 장난감 판매도 포피(현재 반다이스피리츠)가 만든 ‘DX초합금 분신합체 고디안'을 중심으로 당시 높은 판매 수를 보였다는 것이 현지 장난감 업계 시각이다. DX초합금 고디안은 애니메이션 속에서 연출되는 분신합체를 장난감으로 그대로 재현할 수 있어 인기가 높았다는 평가다.

초합금혼 고디안 / 반다이스피리츠
◇ 3단 ‘분신합체’로 더 강해지는 슈퍼로봇 ‘고디안’

고디안은 주인공의 아버지인 오오타키 박사가 개발한 슈퍼로봇이다. 기존 변신합체 로봇과 달리 작은 로봇이 큰 로봇 속에 합체돼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로봇을 ‘탄다'는 개념보다 파워드수트를 ‘입는다'는 개념에 더 가깝다. 러시아 전통인형 ‘마트료시카’처럼 로봇이 로봇 속으로 들어간다.

투사 고디안 일러스트 / 야후재팬
애니 제작사 타츠노코는 고디안의 ‘분신합체' 개념을 1975년작 ‘테카맨'을 통해 선보였다. 고디안은 테카맨의 테크시스템을 한층 더 진화시켜 총 3번의 합체를 가능하게 했다. 오오타키 박사는 마도쿠타의 지구 침공을 예견하고 자신의 아들을 개조시켜 고디안과 이쿠스트롬 행성의 우주선에 적합하도록 만들었다.

로봇 고디안은 이쿠스트롬 행성의 기술로 만들어진 시스템 ‘바이오메카필터'가 탑재됐다. 이 시스템은 로봇에 탑승한 파일럿의 몸의 움직임을 그대로 전달하는 동시에 운동능력을 대폭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테카맨의 테크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외에 사람이 탑승하면 시스템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해 몸이 불타고 만다.

주인공이 가장 먼저 탑승하는 로봇 ‘프로텟사'는 높이 2.5미터로 로봇이라기 보다 신체강화수트에 가깝다. 아메리칸 풋볼 재능을 갖춘 주인공의 움직임을 살려 태클 등 몸으로 적을 공격하는 기술을 갖췄다. 무기는 럭비공처럼 생긴 ‘고디언봄'을 사용한다. 고디언봄에는 드릴이 달려있어 회전력으로 적의 로봇을 관통할 수 있다.

2.5미터 크기 프로텟사를 몸체에 수납할 수 있는 로봇 ‘데링거'는 근접 격투에 특화됐다. 크기는 5미터다. 주된 무기는 ‘매그넘 펀치'로 적의 로봇을 깨부수는 등 상당한 능력을 발휘한다.

투사 고디안 장난감 패키지 일러스트 / 야후재팬
데링거 로봇을 수납할 수 있는 대형 로봇 ‘가빙'의 크기는 높이 기준 15미터에 달한다. 마징가Z의 18미터와 비교하면 3미터 작다. 대형 로봇인 만큼 공격무기도 다양하다. 양손을 날려 공격하는 ‘게틀링암', 다리에 내장된 ‘풋 미사일', 머리 안테나를 더해 창 무기로 활용하는 ‘마이티 라이보' 등 많다. 마징가Z나 볼테스V 등에서 연출되는 검 공격도 가능하다. ‘백광검(白光剣)’이라 불리는 검 무기는 적 로봇을 반토막 내는 등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

대형 로봇 ‘가빙'은 기체가 큰 만큼 왠만한 공격에는 끄떡하지 않을만큼 방어력이 높다.

대형 로봇 가빙 / 유튜브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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