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넷플릭스 '서비스 안전' 의무 강화된다…과방위 소위 통과

입력 2020.05.06 22:22

넷플릭스 등 해외CP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소위를 통과했다. 계류 중인 법안이 755건에 달하며 식물 상임위원회라는 오명을 받아온 20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막바지 일처리에 속도를 낸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글로벌CP 역차별 해소법을 비롯해 29개 법안을 5시간 논의끝에 통과시켰다.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7일 과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30일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돼 마지막 법안 심의에서의 통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IT조선 DB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을 겨냥한 ‘글로벌 CP 역차별 해소 법안’과 최근 논란이 된 ‘n번방 재발 방지법’이다.

지난해 페이스북에 이어 최근 넷플릭스까지 정부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에 나서자 글로벌 CP 역차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입법 미비로 글로벌 사업자들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국회도 부랴부랴 법안 마련에 나섰던 것.

▲유민봉 의원이 발의한 일정 기준 이상의 대형 CP가 이용자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관리적 경제적 기술적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 ▲김경진 의원이 발의한 해외CP에게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 ▲노웅래 의원이 발의한 대형 CP에 대해 국내 서버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기술적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 등이다.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대형 CP에 대해 국내 서버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기술적 조치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변재일 의원의 법안도 있다.

이들 법안들을 둘러싼 국내외 인터넷 업계 반응은 싸늘하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인터넷 관련 협단체들은 4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통신망 사업자의 망품질유지 의무를 부당하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전가하고 전용회선 등 설비를 강제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등 CP에게 부당한 의무를 강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과방위는 통상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실효성 없는 내용은 빼고, 다소 현실성 있는 법안 상정에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CP, 이용자 보호 위해 대리인 지정해야

이날 소위에서 통과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글로벌 CP라도 국내 이용자 보호를 위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용자 수와 트래픽이 많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CP는 전기통신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해야 한다. CP들에 ‘망 품질 의무’를 부과하는 유민봉 의원의 법안은 ‘서비스의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순화했다.

해외 사업자에게 국내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단 통상 문제로 발전할 수 있는 요소는 제외하기로 했다. 해외 사업자에 대한 국내 서버 설치 의무화 및 방송통신위원회에 실태조사 의무 부여 등 일부 법안은 보류됐다.

법안2소위 의장인 김성태 의원은 소위가 끝나고 "큰 흐름을 위해서 수용이 가능한 범위의 법안을 정해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국내 기업의 피해를 줄이면서 해외 사업자에게 정당하게 책임을 부과하겠다는 원칙에서 방향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명 ‘n번방 방지법’도 통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인터넷 업계에게는 부담이 큰 법안이다. 일명 'n번방 방지법'으로 불리는 개정안은 1만5000여 전체 부가통신사업자에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들만 규제를 받고, 해외 사업자들을 제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된다.

n번방 방지법은 이원욱 의원이 대표발의 한 '디지털성범죄물 근절 및 범죄자 처벌을 위한 다변화된 국제공조 구축 촉구 결의안'의 내용을 골자로 세부 내용의 수정을 거쳐 법안이 통과됐다. 실효성 문제가 있는 불법촬영물 등에 대한 신고를 받고도 유통을 차단하지 않은 정보통신사업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규정은 법안소위 심사 과정에서 빠졌다.

이 밖에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제도의 유효기간을 오는 2022년 9월22일까지 3년간 연장하고, 통신요금 인가제를 폐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공인인증서를 폐지하는 ‘전자서명법' ▲국가정보화에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역할과 4차 산업혁명 과정의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하자는 ‘국가정보화기본법’ ▲기존 법 조항의 정보통신 정의에 양자응용기술을 추가해 정부가 양자 관련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양자정보통신진흥융합특별법(양자정보통신특별법) 개정안도 이날 소위에서 통과됐다.

김 의원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20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많은 법률안을 논의해 통과했다"고 말했다.

통과된 법안들은 7일 오전 과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해야 입법이 완료된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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