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가 세상을 구한다."

버너 보겔스 아마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3일 열린 ‘AWS 서밋(Summit) 2020’에서 클라우드 기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혼란의 시기를 보내는 세계 곳곳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덕분에 재택근무 효율성을 높이고 착한 아이디어를 실현화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 사회를 도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AWS 서밋은 AWS가 제공하는 다양한 클라우드 기능을 알리고 국내외 기업의 비즈니스 혁신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한국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인도, 호주 등 다수 국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가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 AWS
버너 보겔스 아마존 CTO가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 AWS
보겔스 CT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재택근무자가 급증하고 실내 활동이 늘면서 디지털 기술 활용과 관련 서비스 소비가 급증했다"며 "몇 개월간 많은 기업이 전례 없는 수준의 시스템 확장과 수요 최적화를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시스템 확장 필요성이 대두했다. 최근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낮 시간대 비디오 시청 시간이 40%나 급증한 이유다. 이같은 상황에서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가 문제 해결을 도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보겔스 CTO는 "오토 스케일링(Auto Scaling) 등 기능을 사용하면 트래픽 수요에 따라 자동으로 워크로드를 높이거나 낮추면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며 "필요한 만큼만 서비스를 사용하기에 비용 최적화도 돕는다"고 강조했다. 향후 필요한 서비스 용량을 데이터 분석으로 예측해 적시에 공급하는 것도 클라우드 서비스 덕이다.

급증한 원격근무 생산성을 높이는 일도 클라우드 기술이 제공하는 이점이다. 보겔스 CTO는 콘텐츠 제작사인 ‘언톨드 스튜디오(Untold Studios)’ 사례를 들며 이같은 클라우드 사용의 이점을 짚었다.

언톨드 스튜디오는 콘텐츠 생산 과정 전체를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진행한다. 기존에는 스튜디오 한 곳을 설립할 때 무수한 의사 결정과 작업을 더해야 했지만 이제는 클라우드상에서 빠르고 손쉽게 작업 환경을 구축한다.

보겔스 CTO는 "지난 몇 달간 진정 새로운 기술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며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접근, 구축 방법에 이르기까지 근본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단언컨대 2020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조직이 클라우드 기반 환경으로 완전하게 전환할 것이다"라며 "구성원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극복 위한 착한 사업, 클라우드가 돕는다

클라우드 기술은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자 펼쳐지는 사회 공헌 사업에도 도움을 더한다.

보겔스 CTO는 "AWS 다수 고객사가 글로벌 위기를 헤쳐 나가고자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특히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생긴 일상생활 변화 가운데 기업이 지역 사회를 위해 쉽고 빠른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스타트업 스카이랩(skylab)과 서컬(sirqul)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활성화하고자 ‘두유어파트(doyourpart)’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가치 강화 시스템을 이용해 앱 사용자가 손 씻기나 마스크 쓰기 등을 실천하면 그래프 곡선을 낮추는 등 보상을 주는 앱이다. 클라우드에서 개발된 덕분에 하루 만에 탄생했다. 세계 110여개 국가에서 1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식료품 구입 대란이 벌어지자 밀라노 공대생 5명이 ‘필라닌디아나(Filanindiana)’ 앱을 개발했다. 이 역시 클라우드를 활용해 앱을 개발한 덕에 며칠 만에 완성작을 내놓을 수 있었다. 필라닌디아나는 약국의 공적 마스크 재고량을 알려주는 한국의 마스크 알림 앱과 유사하다. 현지에 있는 슈퍼마켓별 이용자 수와 예상 대기 시간 등을 집계해 알려준다.

보겔스 CTO는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조직 규모와 상관 없이 어느 곳이나 빠른 혁신으로 솔루션을 구축해 지역 사회를 도울 수 있다"며 "사례를 든 곳 외에도 수많은 기업이 불확실성 시대에 클라우드를 통해 그들이 속한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다른 새로운 방법으로 여러분이 만들어 갈 기술은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이끌 것이다"며 "그 어느 때보다도 빌더(개발자)의 힘을 믿는다. 우리의 미래는 밝다"고 강조했다.

유영상 SKT MNO사업부장이 기조연설에서 AWS와의 협력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 SKT
유영상 SKT MNO사업부장이 기조연설에서 AWS와의 협력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 SKT
SKT "AWS 손잡고 연내 세계 최초 5G 엣지 클라우드 내놓는다"

AWS 서밋에는 SK텔레콤과 비엔엑스도 참여해 우리나라 클라우드 사업 협력 사례를 발표했다.

SK텔레콤은 AWS와 협력해 올해 안에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 기반 5세대(G) 에지 클라우드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 5G MEC 기술과 AWS 웨이브렝스(Wavelength) 등의 퍼블릭 클라우드 기술·서비스가 결합한다. 기존 대비 통신 지연 시간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기업 대상(B2B) 시장이 통신 서비스와 클라우드의 결합으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며 "SK텔레콤은 AWS와 협업으로 올해 안에 세계 최고 수준의 5G 에지 클라우드를 출시, 글로벌 초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BTX) 등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레이블 소속 가수의 팬 소통 플랫폼을 제공하는 빅히트 산하 비엔엑스는 특성상 폭증하는 트래픽을 처리하는 데 AWS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례로 BTX 멤버가 글이나 사진을 올리면 순식간에 세계 곳곳에서 아미(BTX 팬클럽)가 플랫폼에 접속한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서우석 비엔엑스 대표는 "AWS의 다수 서비스를 도입해 때때로 평소 대비 100배 넘는 트래픽도 처리하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팬덤 비즈니스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