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하고 배달하고’ 규제샌드박스로 날개 편 한국형 자율주행 로봇

입력 2020.05.18 06:00

만도와 언맨드솔루션, 2022년 3월까지 규제 유예
‘골리’ 만도의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첫 상용 제품
언맨드솔루션 배달 로봇, ‘레벨 3’ 수준 자율주행 기술 적용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에도 현행 규제에 가로 막혀 사업 실증 기회를 얻지 못한 기업들이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계기로 날개를 활짝 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 만도는 7월부터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위치한 20만평 규모의 생명공원에서 자율주행 순찰 로봇을 시범 운영한다. 자율주행 순찰 로봇은 야간 순찰 효율을 높이고 순찰 인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과 최치권 만도 팀장(왼쪽)이 13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자율주행 순찰 로봇 ‘골리’와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이광영 기자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기업 언맨드솔루션은 서울 상암에서 차량 진입이 어려운 장소에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배송 비용이 줄고 다양한 연계 서비스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 배달 로봇과 순찰 로봇은 도로교통법상 보행자가 아닌 ‘차’에 해당한다. 보도·횡단보도 등에서 통행이 제한되고 공원녹지법상 30㎏ 이상 동력장치로 공원 출입이 불가능하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주체가 동의할 경우 로봇에 부착된 카메라로 경로 생성 및 택배 배송을 위한 영상 촬영이 가능하지만, 실증지역 일대 불특정 다수 보행자에게 사전 동의를 취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어려움이 있었다.

만도, 배곧신도시 지키는 ‘골리’ 시작으로 자율주행 로봇 상용화 박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는 최근 지능형 이동 로봇 산업의 활성화와 시민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만도의 자율주행 순찰 로봇 ‘골리’에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만도는 시범운영 기간(2020년 7월~2022년 3월) 동안 규제 유예 조치를 받는다.

아이스하키 골키퍼 포지션에서 이름을 딴 골리의 임무는 감시다. 골리는 두개의 자율주행용 라이다와 보안용 감시 카메라를 탑재했다. 생명공원 산책로를 정찰하며 CCTV의 사각지대나 보안 취약 지점을 감시한다. 감시 카메라 영상은 시흥시 통합 관제 플랫폼으로 실시간 전송되고, 관제센터는 야간 취약시간의 순찰 공백을 보완할 수 있다.

만도는 2019년에 미래 준비를 위한 신규사업 추진 조직 ‘WG 캠퍼스’를 발족해 미래를 책임질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골리는 만도의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첫 상용화 제품이 될 전망이다.

최치권 WG 캠퍼스 산하 F3랩 로봇 플랫폼 팀장은 "완전자율주행차의 일반도로 주행 시기를 확신할 수 없는 만큼 가까운 시일내 사업화 할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에 도전하게 됐다"며 "배곧신도시에서 시범 운영을 통해 기술력을 보완하고 향후 양산 체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골리는 연말 인공지능(AI) 로봇으로 재탄생한다. 7월부터 12월초까지 축적한 ‘빅 데이터’와 새로운 비전 알고리즘을 활용해 골리의 사물 환경 인식 수준은 몇십배 더 높아질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보안 관련 AI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만도는 순찰 로봇 ‘골리’의 출시를 시작으로 충전 로봇,주차 로봇 등 미래 스마트 시티 문화에 적합한 자율주행 기반의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WG 캠퍼스를 담당하는 오창훈 만도 부사장은 "순찰 로봇 시범 운영으로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기술을 융∙복합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만도가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과 나선택 언맨드솔루션 이사가 자율주행 배달 로봇과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이광영 기자
언맨드솔루션, 자율주행 배달 로봇 글로벌 시장 진출 목표

심의위는 지능형 물류 로봇의 상품성 실증 및 관련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언맨드솔루션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에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언맨드솔루션의 자율주행 배달 로봇은 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했다. 향후 택배업체와 제휴해 상암 주변 고객에게 앱으로 주문을 받아 배달해주는 실증 서비스에 나선다.

나선택 스마트모빌리티 컨설팅 이사에 따르면 이 로봇의 한대당 제조비용은 약 1억원이다. 배달거리는 지름 2㎞, 반경 6㎞이다. 로봇의 운행 속도는 안전을 위해 사람이 걷는 속도 보다 약간 느린 시속 3~4㎞다.

최대 적재시 중량은 450㎏이다. 실증기간에는 지정된 현장요원이 로봇을 따라다니며 서비스를 보조한다. 로봇 운행을 원격으로 멈출 수 있는 버튼도 있다.

나선택 이사는 "이번 실증을 계기로 사업 가능성을 점검하고 최종적으로는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미 글로벌 시장에 도입된 저렴한 중국산 자율주행 로봇과 경쟁해보겠다"고 말했다.

언맨드솔루션은 이통3사와 협력해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5G망에 연계할 계획이다. 나 이사는 "5G 통신을 활용하면 배달 로봇을 여러 대로 늘려도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사업화에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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