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방지법·넷플릭스법 통과, 업계 희비 엇갈려

입력 2020.05.20 18:38

인터넷 업계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던 이른바 ‘n번방 방지법’과 ‘넷플릭스 규제법’이 국회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인터넷 업계와 통신 업계의 반응이 엇갈린다.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재석 177석, 찬성 174명, 기권 3명으로 가결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재석 178석, 찬성 170명, 반대 2명, 기권 6명으로 가결됐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회의원들이 법안 통과를 투표하는 모습 / 국회의사중계 갈무리
해당 개정안들은 인터넷 사업자에게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는 불법 촬영물 등을 접속차단·삭제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글로벌CP를 겨냥해, 불법촬영물 유통방지 책임자 지정, 대통령령으로 지정하는 부가통신사업자는 서비스 안정수단을 확보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인터넷 업계 "실효성 부족한데, 조속한 통과에만 집중해 유감"

인터넷 업계는 국회 본회의 통과에 유감을 표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3단체)은 이번 3법의 개정에 대하여 많은 우려를 제기했음에도 국회와 정부는 일방적으로 부가통신사업자들을 규제하고 이용자의 편익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법률을 통과시킨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3단체는 "법안들의 시행으로 동종·유사 범죄가 근절될지에 대한 의문은 해소되지 못했다"먀 "서비스 안정성 확보’라는 모호한 용어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관련 시장과 망중립성 원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후에 전개될 논란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각 법률 개정안들이 법률에 규정해야 할 중요한 내용을 시행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등 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맞지 않음이 지적됐고, 충분한 의견수렴과 논의를 거쳐달라고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n번방 재발방지 대책’, ‘해외 CP 규제를 통한 국내외 사업자간 차별해소’라는 명분을 앞세우며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에만 집중한 점이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3단체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정부가 입법과정에서 밝힌 내용에 따라 시행령 등이 준비되는지 확인하고 의견을 개진함과 동시에 개정안이 인터넷산업과 이용자인 국민에게 끼치게 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기업과 이용자 모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내법 영향을 받게 될 넷플릭스는 다소 원론적인 입장만을 내놨다. 넷플릭스측은 "국회 판단을 존중하며, 소비자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소짓는 통신업계 "통과 환영"

망 사용료를 두고 넷플릭스와 소송 중인 SK브로드밴드를 비롯한 통신업계는 법안 통과를 환영한다.

SK브로드밴드는 "이용자 보호에 있어 ISP와 CP 모두에게 공동의 책임이 있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다"며 "국내 이용자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CP에 대해서도 이용자 보호 의무가 있다는 법적 근거를 명확하게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 개정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 법안 통과가 국내 ISP와 글로벌 CP 간에 새로운 상생 관계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KT는 "법안 통과를 환영한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글로벌CP에도 최소한의 이용자 보호 의무가 부과돼 이용자 보호는 물론 국내CP와의 역차별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업계와 시민단체가 제기한 우려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방통위는 "법사위 심사과정에서 수범자의 예측가능성 확보를 위해 조치의무사업자의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할 시 전기통신역무의 종류, 사업자의 규모 등을 고려하도록 법안에 반영했으며 이를 토대로 방통위는 불법촬영물 등이 주로 유통하는 서비스의 유형과 규모를 검토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22조의5 제2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술적·관리적 조치 관련, 불법촬영물등을 발견한 이용자가 사업자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불법촬영물등의 재유통 방지 기능, 경고문구 발송 기능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과기부, 방심위 등과 조치의무사업자가 불법촬영물등의 재유통 방지에 활용할 ‘(가칭)표준 DNA DB’를 개발해 나가겠다"고 덧붙엿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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