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조기투자 집행 효과를 기대했던 국내 장비업계가 1분기 실적타격을 면치 못했다. 2분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5G 기지국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삼성전자 뉴스룸 갈무리
5G 기지국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 삼성전자 뉴스룸 갈무리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장비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장비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적자로 전환하거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오른 곳도 상반기 5G 인프라 조기투자 집행 가능성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홍보 중인 이른바 ‘한국판 뉴딜' 효과가 와닿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12개 업체 중 8곳 1Q 영업익 감소

12개 국내 주요 장비업체의 2020년 1분기 실적을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본 결과 12개 업체 중 8개의 업체가 영업이익이 급락했다. 심지어 적자로 전환한 곳도 있었다. 상당수 업체들이 5G 투자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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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KMW 1분기 매출은 775억원, 영업이익은 6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34.4%, 영업이익은 73.4% 줄었다. RFHIC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8%, 77%씩 감소한 206억원, 1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이스테크와 오이솔루션은 적자로 전환했으며, 코위버와 우리넷은 적자 폭이 커졌다. 오이솔루션은 5G 상용화 이후 급성장한 기업 중 한 곳이다. 최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한국판 뉴딜'을 격려하기 위해 찾은 강소기업이지만, 정부의 정책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통신사들의 투자가 둔화한 것이 1분기 실적 타격 요인으로 꼽힌다.

A장비업체 관계자는 "1분기는 코로나19 영향도 있고, 원래 통신사들이 투자를 잘 집행하지 않는 기간이기 때문에 실적이 감소한 부분도 있다"며 "상반기 5G 인프라 조기투자 집행효과는 아직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업체조차도 2분기 실적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B장비업체 관계자는 "1분기에는 그래도 예전에 해놓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실적타격이 크지 않았지만, 2분기에는 (해외)실적타격이 있을 듯하다"며 "하반기는 돼야 투자도 늘어나고, 실적도 점차 안정화될 듯하다"고 말했다.

"일시적 실적 둔화, 하반기 회복할 것"

업계는 상반기보다 하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C장비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5G 조기 투자 효과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며 "실제로 이통사 설비투자(CAPEX)여유가 없는 데다 코로나19 때문에 하반기로 가야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D장비업체 관계자도 "원래 4G 때에도 퍼스트웨이브 다음에 세컨드 웨이브로 넘어가는 휴지기가 있었듯이, 2020년 상반기는 휴지기에 해당한다"며 "휴지기가 얼마나 오래갈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이어 "5G 수요를 폭증할 킬러콘텐츠가 아직 없다는 점과, 코로나19로 서비스 공급업체들이 투자를 주춤하는 것은 악재지만, 반대로 비대면 활성화로 케이블TV쪽 유선망 쪽 수요가 늘어나는 점과 온전한 5G(28㎓대역 상용화, SA모드)가 호재다"고 말했다.

금융투자 업계도 일시적인 실격타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네트워크장비 업종의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단 개선되나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전망"이라며 "6월에나 매출액이 의미있는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상당 수 업체들이 2분기에도 연결 영업이익이 손익분기점(BEP) 또는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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