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5G폰 ‘스테이지 5’가 외면받는 이유

입력 2020.05.24 06:00

공시지원금 못 받는 자급제폰에 80만원 가격 부담
中 ZTE 만들어 ‘카카오 탈을 쓴 중국폰’ 비아냥도

카카오 계열 스테이지파이브가 야심차게 도전한 5세대(5G) 스마트폰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100만원을 웃도는 초기 5G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항하기 위해 80만원대 자급제 단말로 승부를 걸었지만, 시장에서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했다.

최근 LG벨벳, 갤럭시A51 등 5G 스마트폰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스테이지파이브가 선보인 5G 스마트폰 ‘스테이지 5’가 시장에서 큰 반향을 나타내지 못한다. 일부 소비자들은 단말의 제조사가 중국의 ZTE란 점에서 거부감을 표한다. 인터넷상에서는 ‘카카오의 탈을 쓴 중국폰'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스테이지 5의 출고가는 81만4000원이다. 6.47인치 FHD+ 아몰레드 엣지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800만 화소의 망원 카메라, 4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 2000만 화소의 광각 카메라 등 총 3개의 카메라 후면에 있다. 퀄컴 스냅드래곤 855 칩셋을 탑재하는 등 나쁘지 않은 성능이다.

같은해 9월 출시된 갤럭시A90도 퀄컴 스냅드래곤 855 칩셋과 6GB 램을 탑재했다. 저장 공간은 스테이지5가 우위다. 두 제품 모두 기본 128GB지만, 스테이지 5G는 최대 2TB까지 확장할 수 있는 반면 갤럭시A90은 최대 512GB까지만 확장할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갤럭시A90 5G 모델 출고가는 89만원대로 가격이 비슷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다. 올 초에는 69만원까지 인하했다. 공시지원금까지 받으면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다.

자급제폰인 스테이지 5는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80만원이 넘는 단말기값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가격경쟁력이 부족한 셈이다.

올해 상황은 더 안 좋다. 최근 LG전자가 선보인 최신 스마트폰 ‘LG벨벳’도 80만원대다. 삼성전자 갤럭시A51은 5G 모델 최초로 50만원대 저가폰을 선보였다. 하반기에도 5G 중저가폰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스테이지 5 출시 당시만해도 카카오계열사가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하자 업계의 관심이 쏟아졌다. 초반에는 ‘카카오폰'으로까지 불렸지만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다.

‘카카오페이', ‘카카오T',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를 기본 탑재했다는 차별성이 있지만, 일반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앱들이다보니 내세울 수 있는 특징이라 하기도 어렵다.

자급제폰이고, 판매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도 판매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네이버 스토어팜에 등록된 스테이지파이브에 남겨진 소비자 리뷰도 22일 기준 6건 뿐이다.

후속모델 출시는?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는 스테이지 5G 출시와 함께 5G 디바이스로 라인업을 확장하고, 카카오 서비스를 디바이스에 결합한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UX)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2020년 다양한 중저가 단말기를 선보일 것이라 예고한 것과 달리, 스테이지파이브는 아직 후속모델 출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스테이지파이브 관계자는 "후속모델을 바로 출시할 계획은 없고,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연내 추진할 계획이 있긴 하지만 정확하진 않다"고 말했다.

제조사 변경 계획 등에 대해서는 "현재 모델과 같은 방향은 당연히 아니며, 모든 방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다"고 답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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