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게임은 ‘하이쌤(highssam@chosunbiz.com)의 게임 세상’을 줄인 말로 화제가 되는, 주목할만한 게임에 대해 분석하고 소개하거나 게임·게임 업계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코너다. [편집자주]

섀도우 아레나는 펄어비스가 21일 세계 시장에 미리 해보기(얼리 액세스) 버전으로 출시한 배틀로얄 액션게임이다. 이 게임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의 이용자 간 전투(PVP) 콘텐츠 그림자 전장에서 별개 게임으로 파생됐다.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김광삼 총괄PD는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액션이라고 강조해왔다.

섀도우 아레나 플레이 화면 / 오시영 기자
섀도우 아레나 플레이 화면 / 오시영 기자
스킬을 맞히고, 저지하고, 피하는 것이 중요한 액션게임
스킬 매커니즘 바꾸는 새 시스템 '스킬 궁극 단계'는 게임에 전략적 깊이 더해

실제로 게임은 캐릭터별 스킬 4개 외에도 기본 동작으로 발차기, 앉기, 엎드리기, 텀블링 회피 등 다양한 동작은 물론, 잠시 무적이 되면서 주위 적을 기절시키는 ‘흑정령 스킬’과 점멸을 지원한다. 게임의 모든 기술을 논타겟팅으로 구성해 맞히고, 피하는 맛을 살리려 노력했다. 캐릭터 공격은 심지어 스킬이라고 할지라도 적의 공격으로 저지당할 수 있다.

이 탓에 중요한 기술을 사용할 경우 찰나의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타격을 줘야한다. 무조건 스킬을 쏟아붓는 형태로 싸우는 것이 아니므로 치열하게 겨루면서도 머리에서는 계속 수 싸움을 해야 한다. 마치 격투게임이 그렇듯, 게임 초보자는 게임의 조작 요소 중 일부만을 활용해 겨룰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위 레벨 게이머일수록 게임의 모든 잠재력을 활용해 관전자의 탄성을 부르는 플레이를 보여줄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스포츠화를 기대할만 하다.

다만 한창 싸우던 중에 스킬을 입력했는데 나갔어야 할 스킬이 저지당하면,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계속 키를 누르게 되는 경우가 생겼다. 스킬 이펙트가 화려하고 풀숲 등이 시야를 가려 스킬이 맞았는지, 얼마나 피해를 입혔는지, 적이 넘어진 것인지 식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시스템 상으로 공격 저지 당함·성공!, ~~ HIT!, 넘어뜨림! 등 메시지를 마련해 확실히 알리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리 액세스 버전부터 추가된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스킬 궁극 레벨이다. 원래 스킬은 게임 내 진척 상황에 따라 3단계까지 레벨을 올릴 수 있었는데, 4단계 궁극 레벨이 등장한 것이다. 궁극 레벨은 단순히 피해량을 늘리는 것에 더해 스킬 쿨타임을 대폭 줄이거나, 스킬 시전 중에 무적이 되는 등 스킬 매커니즘을 살짝 바꾸기도 한다. 이용자는 어떤 스킬을 먼저 궁극 레벨까지 올릴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전략 요소가 하나 더해진 셈이다.

섀도우 아레나 플레이 영상 / 오시영 기자

개성, 전투 방식 다른 캐릭터 10종 마련
다양한 장르 게이머가 취향껏 고를 수 있어

펄어비스는 얼리 액세스 출시 시점에 캐릭터를 총 10종 마련했다. 원작을 즐기지 않아서 캐릭터를 모른다 하더라도, 그래픽, 일러스트, 음성 등으로 캐릭터의 개성을 훌륭하게 표현한 덕에 대충 살펴봐도 어떤 공격을 할지 느낌으로 알 수 있다.

적에게 돌격해 적을 집어 던지는 슐츠, 활로 원거리에서 견제하면서 근접전에서도 뛰어난 검술을 보여주는 연화, 은신 기술로 적을 기습해 짧은 시간에 많은 피해를 입히는 하루, 마법과 궁술로 마치 FPS게임처럼 적을 공격하는 헤라웬오로엔은 물론 장검과 방패를 함께 사용하면서 원거리 공격, 치유 능력도 일부 갖춘 새 캐릭터 벤슬라도 선보였다.

캐릭터는 각각 전투 방식과 개성이 매우 다른 덕에 FPS, AOS, 격투 등 다양한 장르 게임을 즐기던 이용자가 손에 맞는 캐릭터를 잡고 즐기기에 좋다. 이를테면 원거리 조준 능력이 필요한 헤라웬, 오로엔은 FPS 이용자가, 근거리에서 적의 공격 모션을 보고 찰나의 순간 반격해야하는 연화는 격투게임 이용자가 장기를 살리기에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 선택 창의 모습 / 오시영 기자
캐릭터 선택 창의 모습 / 오시영 기자
배틀로얄 장르 기본적 문법에 PVP 위주 변경점 다수 추가

게임의 기본적인 규칙은 배틀로얄 장르 문법을 따른다. 전투는 원작 검은사막의 ‘세렌디아’ 지역에서 벌어진다. 이용자는 게임 시작과 동시에 멀리 날아가는 흑정령 상태로 자신이 시작할 지점을 정할 수 있다. 아이템을 그냥 바닥에 흩뿌려놓는 다른 배틀로얄게임과 달리, 맵 전역에 돌아다니는 몬스터를 잡으면 장비, 소비아이템과 스킬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특히 원거리에서 강한 피해를 입히는 ‘화승총’과 같은 일회성 소비 아이템은 전투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이는 캐릭터 간 전투에 포커스를 맞춘 게임에 알맞은 파밍 방식으로 보인다. 숨 죽이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총싸움 배틀로얄게임과는 달리 모든 이용자가 끊임 없이 전투를 벌여야 하므로 전투 소리나 이펙트 등으로 다른 사람의 위치를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게임 시작 4분 동안은 죽어도 약간의 패널티를 안고 부활할 수 있으므로 더 적극적으로 전투를 벌이게 된다.

이에 더해 개발팀은 단지 생존 등수 뿐만 아니라 처치 수 등 전투와 관련한 기록에 랭킹 점수 가중치를 둬 이용자가 부담 없이 전투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흔히 ‘자기장’이라고 부르는 검은 장막보다 캐릭터가 전력질주하는 속도가 더 빨라 장막에서 벗어나기 쉽다. 또한 장막 안에 있어도 배고픈 흑정령이 주는 주기적인 피해만 견디면 살아남을 수 있다. 이는 다른 게임보다 더 ‘장막 밖’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펄어비스는 장막 밖을 그저 죽음의 땅이 아닌, 반격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적을 기습하는데 능한 캐릭터 ‘하루’로 은신한 뒤 적에게 다가가는 모습 / 오시영 기자
적을 기습하는데 능한 캐릭터 ‘하루’로 은신한 뒤 적에게 다가가는 모습 / 오시영 기자
초보자 위한 AI연습전, 게임 익히기 용도로는 합격점
모든 봇 사냥 이후 별도 단계 추가하면 더 풍부한 재미 줄듯
3인 파티 추가하는 것이 유리할 듯, P2W 요소 전혀 없어

게임을 처음 접한 이용자가 게임을 익히는 것을 돕기 위해 마련한 AI 연습전은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의 교훈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일반 게임과 동일한 맵, 규칙에서 게이머끼리 모두 한 팀을 맺고 AI 봇들을 사냥하면서 게임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평소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라면 AI 연습전을 한 판만 즐겨도 대충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하는 것인지 익힐 수 있을 정도다.

다만, AI 연습전을 2판 이상 즐기면 쉽게 지루해지는 측면이 있다. 봇을 모두 사냥하면 그동안 열심히 강화한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해보지도 못하고 게임이 끝나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봇을 모두 사냥하고, 이용자끼리 좁은 공간에서 싸워 최후의 1인을 가리거나, 매우 강한 몬스터를 함께 사냥하는 등 추가 콘텐츠를 마련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펄어비스는 테스트에서 지원하던 3인 파티 기능을 미리 해보기 버전에서 제거하고 최대 ‘듀오(2인 파티)’까지 지원하도록 바꿨다. 전투가 정신없고, 협공 당한 캐릭터가 손쉽게 죽어 게임 본연의 재미를 못느낄 수도 있겠다는 염려에서 변경한 것이다. 하지만 게임 오픈 초기에는 친구와 함께 게임에 입문해서 즐기고 싶어하는 이용자가 많으므로, 이를 배려해 다시 3인 파티 기능을 넣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 모델(BM) 측면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구조를 갖췄다. 과금이 게임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P2W(페이 투 윈) 요소는 전혀 없고, 개발팀은 앞으로 그런 요소를 넣을 생각이 없다고 공언했다. 주요 BM은 캐릭터나 스킨을 구매하거나, 향후 추가할 시즌 패스 아이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나 스킨을 파는 상점 인터페이스는 아직 투박하다. 향후 스킨의 3D 모델을 이리저리 돌려보거나, 인게임 환경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좋을 것 같다.

상점 인터페이스의 모습, 전체적으로 투박하다. 스킨의 모양은 일러스트로만 확인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상점 인터페이스의 모습, 전체적으로 투박하다. 스킨의 모양은 일러스트로만 확인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웰메이드 액션게임 섀도우 아레나, 게이머라면 즐겨볼 것 추천

펄어비스가 선보인 섀도우 아레나는 전체적으로 웰메이드 액션게임으로 보인다. 세계관의 강자가 다수 나와 치고 박는 원초적인 재미부터, 게임 숙련자일수록 적의 공격을 저지하고 내 공격을 맞히고자 하는 수 싸움의 재미까지 깊이있는 재미를 마련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조작 면에서도 기본 스킬에 더해 덤블링, 앉기, 엎드리기, 발차기 등 활용할 수 있는 액션 수가 많아 멋진 게임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 게임 숙련자가 더 활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무엇보다도 돈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정정당당한 BM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검은사막의 이용자 간 전투를 좋아하는 이용자부터, PC에서 콘솔게임급 화려한 액션을 맛보고 싶은 이용자, 예쁘고 멋진 캐릭터를 직접 조종하는 재미를 느끼고 싶은 이용자 등 다양한 게이머에게 섀도우 아레나를 추천한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IT조선은 6월 2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 클라우드를 살펴볼 수 있는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 IT조선
IT조선은 6월 2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 클라우드를 살펴볼 수 있는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 IT조선
행사 홈페이지
https://sites.google.com/chosunbiz.com/cloud2020

등록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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