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명 유튜브 구독자 대상 공개위탁 콘텐츠 제작
최근엔 창업 경험 살려 ‘N잡’에 온라인 강좌 개설

"제조사와 판매자 사이에 오작교 역할을 하겠습니다."

‘공개위탁’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창업다마고치 김정환 매버릭스 대표 일성이다. 김 대표는 인기 유튜버 ‘신사임당’과의 창업 콜라보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그 또한 구독자 11만명인 유튜버이다.

김정환 매버릭스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왼쪽)과 쇼핑몰을 소개하고 있다. / 김준배 기자
김정환 매버릭스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왼쪽)과 쇼핑몰을 소개하고 있다. / 김준배 기자
공개위탁 콘텐츠 제작은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업체를 돕기 위해 진행하게 됐다. 창업 과정에서 느꼈던 제품 소싱(조달) 고충이 배경이다.

"우수한 제품을 찾으면 잘 팔 수 있을텐데 그게 힘든거예요. 반면 제조업체는 우수한 제품을 갖고 있지만 좋은 판로를 찾지 못합니다. 제가 중재자로 나선 것이죠."

김 대표는 판매상을 대표해 제조사를 찾아가 이것 저것 따지고 확인한다. 콘텐츠는 그대로 유튜브로 중계된다.

"마치 VJ특공대처럼 생산지를 직접 찾아가 공장 여기저기를 보며 꼼꼼히 상품에 대해 질문합니다. 잠재 판매자를 대신해 왔다는 생각으로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김 대표는 창업 과정을 생생하게 남긴 ‘국내 첫 유튜버’라고 자부했다.

김 대표가 유튜버로 뛰어든 시점은 2017년이다. 중학교 동창 4명과 함께 게임 영상 등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렸다. 반년이 지났지만 구독자는 400명에 불과했다.

그러던중 이미 독립한 친구 주언규(유튜브명 신사임당)씨가 월 500만원은 벌 수 있게 해주겠다며 제안한 것이 신사임당의 ‘창업다마고찌’다.

얼마 후 김 대표도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이것이 구독자 10만명을 넘은 창업다마고치(신사임당 콘텐츠와 차별을 위해 한글자를 바꿨다)다. 신사임당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김 대표를 통한 창업 노하우 전수 영상을 올리고, 김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창업 실행 영상을 올린 것.

서로 시너지를 내며 구독자는 급증했다. 특히 신사임당은 창업다마고찌 이외에 다양한 창업 관련 콘텐츠로 구독자를 대폭 늘린게 힘이 됐다.

"외국은 몰라도 당시 국내에는 창업 과정을 그대로 소개한 영상이 없는게 확실했습니다. 잘만 되면 이것도 상당한 값어치가 있다고 봤습니다."

과거부터 본인 일상을 꾸준히 공개하던 김 대표 성격과 맞아 떨어졌다.

"과거 싸이월드에 1주일에 한두번 일기를 공개로 올린적이 있습니다. 제 일기를 보고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했던 게 지금까지 연결된 것 같습니다."

김 대표의 창업 프로젝트는 순조로왔지만 오히려 ‘독’이 된 측면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 동일 상품을 그대로 따라서 판매한 것이다.

"중국에 주문하면 2주만에 유사 상품이 한국에 도착합니다. 경쟁 제품이 금방 늘어나는 것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유튜브는 저에게는 ‘필요악’이 됐죠."

김정환 대표가 회사명이자 PB브랜드명인 ‘매버릭스’가 적힌 무릎보호대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 김준배 기자
김정환 대표가 회사명이자 PB브랜드명인 ‘매버릭스’가 적힌 무릎보호대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 김준배 기자
김 대표는 최근 강의에 나섰다. 유튜브에서 쌓은 창업 노하우를 전하기 위해서다. 도매 쇼핑몰을 운영하는 지앤지커머스 제안으로 N잡 온라인 교육몰에 ‘강좌’를 오픈했다.

"서울대 교수에게서만 배울게 있는게 아니잖아요. 친구(신사임당)에게 배웠듯이 제가 예비창업자에게 나름의 효과적이 창업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강의를 하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처한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고 싶다고 밝혔다.

"다마고치처럼 하루 하루 진화하고 싶습니다. 거창한 목표도 좋지만 지금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며 발전하고 싶습니다."

다마고치는 1996년 일본의 게임업체 반다이가 출시한 가상의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놀아주는 휴대용 게임기다.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김준배 기자 j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