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두 번째 정점(2nd peak)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났다가 재유행하는 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1차 유행이 멈추지 않은 채 두 번째 정점에 다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25일(현지시간) 스위스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발병률 감소는 각국의 강력한 보건 조치 때문이다"라며 "이 질병은 언제든 확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코로나19가 두 번째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WHO 유튜브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코로나19가 두 번째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WHO 유튜브
라이언 사무차장은 "발병이 잦아든다고 해서 수 개월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제2의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특히 북반구의 겨울인 10~11월이 돼서야 감염자가 다시 많아질 것이라는 발상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코로나19는 그보다 일찍 재발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진이 감소했다고 해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의 섣부른 해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유럽과 북미 국가를 꼬집으며 "유럽과 북미 국가는 공중보건과 사회적 거리두기, 감시체계 개선, 진단검사 시행 등 발병 감소를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세워야 제2의 정점에 이르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WHO는 이날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시험을 잠시 중단한다고 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의 ‘게임 체인저’라고 극찬해온 의약품이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자료안전감시위원회의 안전성 심의 기간동안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임상이 일시 중단됐다"며 "연대 실험 참여국 중 10개국을 대표하는 집행 그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세계적으로 이용 가능하다는 증거를 모아 종합 분석하고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최근 임상시험에서 일부 환자에게 위험을 초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영국 의학저널 ‘랜싯’은 671개 병원 9만6000여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자 사망 위험도가 34%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