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충전 ‘유료화’ 반기는 고객들, 왜?

입력 2020.05.27 06:00

‘억대급’ 모델S·X 차주들 슈퍼차저 무료 이용 편의 커져
전기사업법상 타 브랜드도 ‘슈퍼차저’ 이용가능…승인 여부 주목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전기차 충전요금을 부과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전용 급속충전소(슈퍼차저)를 유료화 한 사례를 보면 예정된 수순이다.

테슬라코리아의 이 같은 행보를 오히려 반기는 고객들이 있다. ‘억대급’ 모델S·X 차주들이다. 이들은 모델S·X의 전유물인 슈퍼차저를 ‘보급형’ 모델3와 공유하면서 겪는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테슬라 모델S/ 테슬라코리아
2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5월 초 산업통상자원부에 전기차충전사업자 등록을 신청했다. 위탁업체인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는 테슬라코리아가 제출한 서류의 보완 사항 등 적합성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코리아가 2분기 내 사업자 등록을 마친 후 빠르면 3분기 중 슈퍼차저 유료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슈퍼차저 유료화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며 "구체적인 과금 방식과 시행 일정을 본사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전문 웹사이트 ‘플러그쉐어’에 따르면 테슬라 슈퍼차저 글로벌 평균요금은 1㎾h당 0.31달러(382원)다. 국내 요금도 300~400원 사이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충전 속도가 일정 속도보다 느리면 요금을 감면하는 등 구체적인 시스템도 구축될 예정이다.

국내 설치된 테슬라 슈퍼차저는 32곳이다. 반면 완속충전소인 ‘데스티네이션’은 200곳에 달한다.

하지만, 급속충전이라는 장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게 구축된 슈퍼차저에 수요가 몰리는 충전 대란이 발생한다. 30분이면 배터리 80%를 충전할 수 있는데, 대기시간만 30분을 넘어가는 일이 흔하다는 고객들의 호소다.

이로 인해 테슬라 고객 간 얼굴을 붉히는 상황도 종종 생긴다. 글로벌 정책대로라면 모델S·X 차주만 무료로 쾌적하게 이용해야 할 슈퍼차저에 모델3 차주들이 ‘무임승차’ 한다는 일부 고객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모델3 차주들도 유료화를 마냥 부정적으로 보진 않는다. 슈퍼차저와 데스티네이션 인프라가 확충돼 이용자 모든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을 테슬라에 요구한다. 비용을 내더라도 어디서든 쾌적하게 배터리를 충전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슈퍼차저 유료화 추진을 통해 일부 고가 모델을 타는 고객들에게 차별화 된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유료화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모델3 차주들의 불편도 해소할 수 있도록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적극 반영해 슈퍼차저 이용 유·무료 정책을 확정할 방침"이라며 "전용충전소를 지속 늘리는 중이고, 고객들이 공공충전소 이용도 가능하도록 차데모 어댑터 제공도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연내 서울 강동, 의정부, 경기 동탄, 경북 울진, 전남 순천 등 5곳에 슈퍼차저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전기사업법상 충전사업자가 ‘특정인에 대하여 부당한 차별적 대우를 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는 조항은 테슬라의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산업부가 이를 이유로 사업자 등록을 반려하고, 테슬라가 타 브랜드 허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연내 예정한 충전소 유료화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기차 급속 충전방식의 중장기적 통일화가 필요하다고 본 국가기술표준원은 2016년 12월 29일 상호 호환 가능한 어댑터 사용을 허용하는 KS개정안을 고시했다. 조항에 따라 테슬라가 아닌 타 브랜드도 유료로 슈퍼차저 이용이 가능한 셈이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사업자 등록 서류 제출 과정에서 아직까지 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관계자는 "전기사업법 조항 적용 여부와 해석은 전력거래소에 문의하는 것이 빠를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전력거래소 문의 결과 담당자를 찾을 수 없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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