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구글이 블록체인 기반 영상 스트리밍에 눈독들인 이유

입력 2020.05.29 06:00

미치 리우 쎄타 프로젝트 대표 인터뷰
남는 대역폭 남에게 제공해 보상 받고
대역폭 받은 이는 고퀄 영상을 빠르게
구글, 삼성, 소니 50~60% 비용절감에 눈독

코로나19 이후 영상 스트리밍 산업이 각광받는다. 대규모 행사장에서 열리던 각종 행사는 비대면으로 교체됐다. 문제는 접속자 수다. 접속자가 많아지면 영상 스트리밍 퀄리티는 낮아진다. 로딩 시간은 오래 걸린다. 자연스레 실시간 스트리밍을 위한 대역폭(bandwidth)과 네트워크 속도의 필요성이 부각된다.

만약 비대면 컨퍼런스에 참가하지 않은 이들이 유휴 대역폭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면? 반대로 접속한 이들은 유휴 대역폭을 제공받아 더 나은 속도와 화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이런 아이디어로 시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있다. 쎄타다. 쎄타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E스포츠 실시간 스트리밍 기업 ‘슬리버TV(현 쎄타TV)’의 블록체인 자회사다. 고객 PC와 모바일 등에 남는 여분의 대역폭을 공유토록 하는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한다. 최근에는 구글이 이 업체에 손을 뻗어 주목 받았다. 구글이 블록체인 업체와 협력한 건 올해 2월 ‘헤데라해시그래프’ 이후 두 번째다.

미치 리우 쎄타 대표/ 쎄타
미치 리우 쎄타 대표는 최근 IT조선과 인터뷰에서 "200억달러(약 25조원) 규모의 영상 스트리밍 산업은 이제 혁신이 필요하다"며 "쎄타는 에어비앤비나 우버처럼 사용자에게 대역폭을 P2P(peer to peer)로 공유하도록 하고 영상 스트리밍 산업에서 공유 경제를 창조하겠다"고 밝혔다.

MIT와 스탠포드를 거친 리우 대표는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게임 산업을 골고루 경험했다. 그는 미국 모바일 광고 기업 탭조이(Tapjoy)를 설립하고 리워드형 비디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이름을 알렸다. 2010년에는 모바일 게임사 게임뷰 스튜디오(Gameview Studio)를 창업한 뒤 일본 모바일 게임사 디앤에이(DeNA)에 매각했다.

세계 유일 대역폭 공유경제 모델

비디오와 게임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던 그가 블록체인에 눈을 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고해상도의 실시간 영상을 스트리밍할 때 들어가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고용량 콘텐츠를 더 효율적으로 전송해주는 서비스)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내다본 것이다.

리우 대표는 "쎄타TV는 최근 몇 년간 세계 고객에게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며 "회사 운영비의 30% 이상을 CDN에 투자하던 중 그 비용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 영상 콘텐츠가 인터넷 트래픽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트래픽 폭증을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CDN 업체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대역폭 공유로 쎄타 사용자는 쎄타 토큰을 얻는다./ 쎄타
쎄타는 이를 위해 가디언네트워크를 선보였다.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된 이 네트워크는 기존 CDN 보완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쎄타 사용자가 유튜브에서 유명 BJ의 먹방 콘텐츠를 본다고 치자. 이 사용자는 가디언네트워크로 영상을 시청하지 않는 다른 쎄타 사용자로부터 남는 대역폭을 제공받을 수 있다. CDN만 사용하는 경우보다 대역폭이 늘어나면서 망이 더 촘촘해지는 셈이다.

고객은 블록체인 이점을 사용자 접속 유무 실시간 확인과 토큰 보상에서 경험한다. 네트워크에 접속한 이들에게 접속하지 않은 사용자가 유휴 대역폭을 제공하면 이 기록이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대역폭을 제공받은 쎄타 접속자는 단말기에서 고화질로 끊김없이 영상을 볼 수 있다. 대역폭을 나눠준 사용자는 쎄타 토큰을 보상 받는다. 이 토큰으로 사용자는 실시간 스트리밍을 하는 BJ에게 기부하거나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 게임 아이템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비용은 기존 CDN을 활용할 때보다 약 50~60% 가량 절감된다. 영상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입장에서 쎄타가 매력적인 선택지인 이유다.

쎄타는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2018년 초 250억원 규모의 프라이빗 토큰 세일을 마쳤다. 현재 세계 149개 국가에 30만명의 유저를 확보했다.

구글 맞손…"유튜브 스트리밍, 다양한 시도 원해"

투자도 잇따른다. 삼성넥스트와 일본 소니 등이 쎄타에 투자했다. 또 글로벌 투자 관계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한다. 최근엔 구글이 손을 뻗었다. 쎄타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혁신을 불러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을 제시할 수 있다고 판단해 유튜브와 협력키로 했다.

리우 대표는 "구글 파트너십으로 구글 클라우드가 쎄타의 기업 검증자 노드에 새롭게 합류하고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이로써 세계 쎄타 사용자는 구글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쎄타 노드를 직접 설치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쎄타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운영 체계(governance,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이해 당사자들이 의사 결정을 수행할 수 있는 제반 장치)가 중요한 만큼 구글 협력은 주효했다"고 말했다.

구글이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에 가디언네트워크를 적용하느냐는 질문에 리우 대표는 "적용 여부는 확언 할 순 없지만 구글과 수 년전부터 협업하면서 적용 가능한 BM을 논의했다"며 "이번 파트너십으로 그간 논의해온 BM을 테스트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구글이 유튜브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 대표는 "유튜브는 구글 자체 영상 전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며 "구글은 외부 협업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우 대표는 마지막으로 "올해 유튜브 사이즈의 파트너 3곳 이상을 확보하겠다"며 "점진적으로 파트너 수를 늘려 세계 시청자에게 퀄리티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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