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텔레콤, 최근 공중전화 5G 장비 설치 착수
KT링커스 통해 이미 90곳 넘는 곳에 장비 설치

중국에 앞서 우리나라가 이미 지난해부터 공중전화 부스를 5G 통신 기지국으로 활용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차이나텔레콤은 최근 상하이 공중전화 부스를 미니 5G 기지국으로 활용한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27일 KT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KT링커스를 통해 공중전화 부스에 5G 통신 인프라 장비를 삽입해 설치중이다. 상하이와 마찬가지로 공중전화 부스를 5G 기지국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 위치한 공중전화 부스 / 류은주 기자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 위치한 공중전화 부스 / 류은주 기자
다만, 우리나라는 장비가 설치된 부스를 설치하는데 반해 중국은 기존 공중전화 부스에 5G 장비를 넣는다.

5G 기지국 부스가 설치되는 곳은 5G 네트워크 음영지역이면서도 단기간 이동 가능성이 낮은 곳이다. 지난달까지 이미 약 93개의 5G 기지국 장비가 삽입된 부스를 구축했다. 추가 구축 계획은 확인되지 않는다.

공중전화를 미니 기지국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거리 신호등의 지지대와 같은 시설에 설치시 장비가 외부로 노출돼 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화부스에 기지국 장비를 설치하면 외부에 노출되지 않아 눈에 거슬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KT는 기존 공중전화 부스에는 5G 장비 설치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부스를 계속 줄이고 있어 가변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외관만을 고려하면 공중전화 부스를 기지국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지만, 도시 외관 또는 건물 신축 등으로 인해 부스를 옮겨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주변에 장애물이 있는 경우도 5G 기지국으로 활용이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차이나텔레콤 직원이 5G 미니 기지국으로 변신한 공중전화부스에서 5G 신호를 테스트하고 있다. / 차이나데일리
차이나텔레콤 직원이 5G 미니 기지국으로 변신한 공중전화부스에서 5G 신호를 테스트하고 있다. / 차이나데일리
공중전화 부스는 2006년 11만대가 넘게 운영됐지만 매년 감소하며 현재는 4만여대 수준에 그친다. 부스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중전화 부스 유지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 통신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며 "최대한 줄이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당한 비용이 드는 5G 장비를 설치한 부스를 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1997년 발신전용 이동전화인 ‘시티폰(해외명 CT-2)’ 보급 당시에도 공중전화 부스를 기지국으로 활용한 바 있다. 당시 부스 주변에 음영지역이 많아 기대만큼 수신률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준배 기자 j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