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를 걷는 항공기 승무원은 선망의 대상이다. 세계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닐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직업군에서 경험할 수 없는 승무원만의 장점이다. 교육부가 2019년 발표한 ‘2019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자료를 보면, 항공기 승무원은 고등학생의 선망 직업 순위 8위에 올랐다. 1위는 교사, 2위는 경찰관이다.
하지만 항공기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상당한 노동력과 서비스 마인드가 동시에 필요한 직업이다. 한번에 수백명의 승객이 탑승한 항공기에서 일하며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식사와 음료를 서빙해야 하고, 면세품 판매 업무도 척척 해내야 한다. 만에 하나 발생할 지 모르는 응급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 요원 역할도 담당한다. 업무 중 감당하는 스트레스 지수가 상당히 높다.
승무원은 항공기가 3만피트(9.15㎞) 상공을 순항할 때 다양한 기내 서비스를 제공하며, 바쁜 일이 모두 끝난 후에는 일부 승무원이 자취를 감춘다. 이들은 어디에 숨은 것일까? 사실 숨었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이고, 승무원은 일반 객실과 구분된 별도의 휴식 공간에서 체력을 보충한다. 이 공간은 ‘벙크’, ‘벙커’, ‘크루 벙크’, ‘크루 벙커’ 등 다양한 이름(아래에서는 ‘벙크’로 지칭)으로 불린다.
하지만 1~2시간 짧은 거리를 운항하는 소형 항공기에는 벙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공기 내에 별도의 휴식 공간을 설치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항공기 승무원의 휴식 시간은 ‘자유 시간’과 거리가 멀다. 대한항공 등 항공사는 벙크를 승무원의 취침 장소로 규정하며, 여기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는 등 행위는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이 보기에 벙크는 승무원만 이용할 수 있는 금단의 공간이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승무원 입장에서는 사실상 잠만잘 수 있는 통제의 장소가 될 수 있다.
항공기 내 벙크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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