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유쾌한 왕따’는 학교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극한 상황에서 그 안에 갇힌 학생들이 겪는 심리적인 불안과 공포를 왕따 학생의 눈으로 그린 작품이다.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인간의 생존 본능과 그 안에서도 살아 숨쉬는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김숭늉 작가의 만화다.

웹툰 '유쾌한 왕따', 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웹툰 '유쾌한 왕따', 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중학교 졸업반인 ‘동현’, 그의 학교생활은 녹록치 않다.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로 인해 집단 속에서의 생활이 너무 힘들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학생들에게 벌을 주고 싶지만 현실의 그는 그저 괴롭힘을 당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동현은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동현처럼 따돌림을 당하던 ‘진국’만이 같은 진동을 느낄 뿐이다. 진국은 자신이 왕따임을 인정하지 않고 또 다른 왕따인 동현을 무시하던 터. 그런 동현과 진국에게 반 아이들은 싸움을 붙이고 조롱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동현은 그들을 향해 분노하다 정신을 잃게 된다.

웹툰 '유쾌한 왕따', 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웹툰 '유쾌한 왕따', 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신을 차린 동현은 학교건물이 무너졌음을 알게 되고, 반장의 도움을 받아 생존자 무리에 합류하게 된다. 집단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동현이 처음으로 그 집단 안에서 인정받고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이들은 학교가 무너지는 재난이 일어나기 전까지 동현의 인격을 뺏던 무리였다.

김숭늉 작가는 "설령 자신을 뺏는 무리였더라도 동현은 지금 처한 재난 상황에서 그 집단만이 자신을 품어주는 유일한 곳이기에 선악의 구분이나 가치판단을 할 여유도 없었을 것이다"며 "왕따였던 동현이 처음으로 집단 안에서 인정받고 소속감을 느끼며 그 집단이 향하는 대로 움직이는 과정에서의 심리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살아남은 무리에서 동현은 그간 자신을 가장 괴롭히던 학생이 보이지 않자 내심 기뻐하면서 생존자 무리와 함께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며 이들과 협력한다. 반면 동현과 같은 왕따였던 진국은 ‘지금이랑 그때랑 다를 게 없다’는 말을 남기고 죽은 이들이 있는 창고로 들어가 스스로 고립을 택한다.

웹툰 '유쾌한 왕따', 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웹툰 '유쾌한 왕따', 레진엔터테인먼트 제공
시간이 지나도 구조대는 오지 않고 건물은 계속해서 무너져 내리는 상황. 생존자들은 공포와 불안을 느끼며 반장의 주도 아래 탈출을 위해 애쓰지만 체력은 점점 고갈된다. 그리고 희망이 사라질수록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에 죽어가는 이들의 도움요청을 외면하며 폭력을 정당화하는 괴물로 변해간다.

레진코믹스에서 74화로 완결 서비스 중인 ‘유쾌한 왕따’는 극한 상황에 놓인 인간이 생존을 위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가운데 ‘다수의 논리가 언제나 옳은 것일까’라는 의문을 던지며 보는 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About 김숭늉 작가

레진코믹스에서 미스터리물 ‘유쾌한 왕따’를 통해 뺏기는 자에서 뺏는 자로 변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생존 본능을 심도있게 그린 김숭늉 작가는 이후 저스툰(현재 코미코)에서 ‘사람 냄새’를 연재, 고시원에서 시작된 좀비 이야기를 통해 또 다른 생존이야기를 그린 바 있다. 올 봄부터는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토끼대왕’을 통해 살인마 교생이 왕따를 구하는 스릴러 웹툰을 연재 중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