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화면으로 설정하면 스마트폰을 계속 재기동시켜 결국 고장내는 사진이 발견됐다. 사진의 색영역 설정이 운영체제 오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단, 이 오류는 구글 안드로이드 10 이하 운영체제를 가진 스마트폰에서만 일어난다. 애플 iOS와 아이폰 등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정보통신 소식을 전하는 트위터리안 ‘아이스유니버스(IceUniverse)’가 1일(현지시각)이 문제를 보고했다. 아이스유니버스는 풍경사진 한장을 올리고 "이 사진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배경화면으로 설정하면 기기가 고장날 수 있다"며 "절대 시도하지 말고, 누군가 이 사진을 보내도 사용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배경화면으로 설정하면 스마트폰을 고장내는 사진 / 아이스유니버스 트위터
배경화면으로 설정하면 스마트폰을 고장내는 사진 / 아이스유니버스 트위터
아이스유니버스의 경고는 사실이다. 모든 사진에는 ‘색영역’과 ‘색 프로필’이 설정된다. 이들은 사진의 색상을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표시할 것인지를 정한다. 색 프로필은 여러 색상의 값을 표시하는 역할을 한다.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배경화면은 여러 색영역 가운데 ‘sRGB’만 사용한다. 이 때 사진 색 프로필의 값이 너무 많거나 크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색 프로필을 제대로 읽거나 처리하지 못하고 재기동한다.

위 사진의 색영역은 ‘RGB’, 색 프로필은 ‘255개 이상’이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처리할 수 없는 수치다. 따라서 배경화면으로 설정하면 안드로이드가 사진을 처리하고 화면을 표시하는데 실패해 재기동한다.

배경화면은 스마트폰을 켤 때 먼저 처리된다. 자연스레 실패-재기동을 반복한다. 스마트폰의 전원을 껐다 켜더라도 배경화면이 바뀐 것이 아니므로, 그 스마트폰은 못쓰게 된다. 해결방법은 오로지 공장 초기화뿐이다.

위 사진을 다운로드하는 것, 메신저로 주고받는 것 모두 위험하다. 사진에 설정된 색영역과 색 프로필은 사진을 옮겨도 그대로 유지된다. 사진의 확장자를 바꾸거나 캡처하면 색영역과 색 프로필이 파괴되므로 이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아이스유니버스를 비롯한 정보통신 트위터리안은 구글 안드로이드 11에서는 이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아직 구글 안드로이드11은 정식 배포되지 않았다. 따라서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이 사진 때문에 고장날 수 있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