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PC 업계의 뜨거운 감자는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다. 신제품은 한발 앞선 7나노미터(㎚) 공정과 최대 16개에 달하는 코어 수를 앞세웠다.

IT조선은 인텔 10세대 데스크톱 프로세서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테스트해봤다. 최상위 모델인 ‘코어 i9-10900K’와 퍼포먼스급 제품으로 기대감이 높은 ‘코어 i5-10600K’ 2개 제품을 통해 10세대 프로세서 전반의 성능과 특징을 확인했다.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i9-10900K 프로세서 / 최용석 기자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i9-10900K 프로세서 / 최용석 기자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제품군의 주요 특징

코멧레이크S(Comet Lake S)라는 코드명으로 인텔이 선보인 데스크톱 10세대 프로세서는 간단히 정리하면 기존 9세대 제품군과 비교해 CPU 코어 수가 추가로 늘었고 전반적인 작동 속도가 향상된 제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전작인 9세대 최상위 모델인 코어 i9-9900K가 8코어 16스레드 구성인 데 비해 이번 10세대 최상위 모델 코어 i9-10900K는 10코어 20스레드 구성이다. 코어 수가 두 자릿수로 올라간 만큼 멀티태스킹 및 멀티 프로세스 성능이 큰 폭으로 향상됐다.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특징을 나타내는 장표. 최고 5.3㎓의 작동 속도와 10코어 20스레드의 구성을 제공한다. / 인텔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특징을 나타내는 장표. 최고 5.3㎓의 작동 속도와 10코어 20스레드의 구성을 제공한다. / 인텔
오버클럭 없이 자체 부스트만으로 5㎓ 이상의 작동속도(클럭)를 구현했다. i9-10900K 모델의 경우 최적의 조건에서 최대 5.3㎓까지 오른다. 특히, 코어 수를 늘리면서 속도까지 동시에 빨라진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CPU 코어 수가 많을수록 한 번에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지만, CPU의 작동 속도는 시스템의 전반적인 퍼포먼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게임처럼 제한된 수의 코어만 활용하고, 작동 속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훨씬 유리하다.

경쟁사가 최대 16코어 제품을 선보였지만 게임 성능에서만큼은 인텔이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던 것도 바로 작동 속도 때문이다. 그런 작동속도가 이번 10세대에서 더욱 빨라진 만큼 ‘최고의 게임용 프로세서’라는 타이틀은 여전히 인텔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텔 10세대 데스크톱 코어 프로세서의 특징을 나타내는 장표 / 인텔
인텔 10세대 데스크톱 코어 프로세서의 특징을 나타내는 장표 / 인텔
마지막으로, 이번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프로세서는 모든 ‘코어’ 시리즈 제품에 하이퍼스레딩 기술이 적용됐다. 1개의 CPU 코어를 2개처럼 활용하는 이 기술은 제한된 물리 코어로 더 많은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전체적인 처리 성능을 높이는 기술이다.

그동안 이 기술은 최상급 코어 i9 프로세서를 제외한 그 이하 제품에는 선택적으로 적용됐었다. 하지만 이번에 모든 코어 시리즈 프로세서에 적용되면서 10세대 전체 라인업의 구성 및 성능은 이전 세대 라인업보다 한 단계씩 상향됐다.

성능 테스트 - 일반 업무 중심 환경

성능 테스트용 시스템 구성 / 최용석 기자
성능 테스트용 시스템 구성 / 최용석 기자
실제 성능 테스트는 크게 일반 업무 환경과 게임 환경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비교 대상은 같은 인텔의 8세대 최상급 모델인 코어 i7-8700K다. 비록 2세대 전 모델이지만 인텔 일반용 CPU 최초로 6코어 12스레드를 지원하는 기념비적 모델인 데다, 성능 또한 9세대 i7 모델에 크게 밀리지 않는 현역 상위급 제품이다. 특히 같은 6코어 12스레드 구성의 10세대 코어 i5-10600K와의 성능 비교가 기대된다.

시스템 설정은 수동 오버클럭 등은 전혀 적용하지 않은 메인보드, 하드웨어 기본 설정으로 진행했다. 다만, 10세대 코어 i7 및 i9 프로세서는 메모리 지원 속도가 기존 DDR4-2666㎒(PC4-21300)에서 DDR4-2933㎒(PC4-23400)로 향상된 만큼 코어 i9-10900K는 메모리 속도도 이에 맞춰 테스트를 진행했다.

CPU-Z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CPU-Z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CPU의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CPU-Z의 자체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는 코어 수와 작동 속도가 월등히 앞선 i9-10900K를 선두로, i5-10600K, i7-8700K 순으로 점수가 나왔다. 코어 수가 많을수록 싱글 스레드(단일 코어) 성능은 하위 모델보다 오히려 낮은 경우도 흔한데, i9-10900K는 멀티 스레드는 물론, 싱글 스레드 성능마저 최대 5.3㎓까지 오르는 작동속도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다.

i5-10600K와 i7-8700K의 비교도 흥미롭다. 둘 다 6코어 12스레드 구성이지만, 작동 속도가 훨씬 빠른 i5-10600K가 모든 면에서 나은 성능을 보인다.

멀티 코어 및 멀티 스레드를 지원하는 압축 프로그램 7-Zip의 자체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코어 수는 물론, 작동 속도도 가장 빠른 i9-10900K를 선두로 i5-10600K와 i7-8700K가 그 뒤를 잇는다.

PC마크10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PC마크10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일반적인 PC 업무 환경을 시뮬레이션해 테스트하는 PC마크10(PCMark 10)의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멀티코어 활용률이 높은 비디오 작업에서 10코어 20스레드 구성의 코어 i9-10900K가 돋보이는 성능을 보인다. 비디오 작업 부분을 제외한 다른 업무 영역에서는 세 프로세서의 점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일반적인 오피스 업무들의 요구 성능이 그리 높지 않은 만큼, CPU 코어 수나 작동속도의 차이에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성능 테스트 - 게임 중심 환경

본격적인 영상작업이나 이미지 렌더링, 3D그래픽작업 등에서는 코어 수가 많을수록 훨씬 유리하지만, 게임의 경우는 다르다.

게임 환경 테스트의 경우 게임 환경과 유사한 성능 테스트를 수행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마크(3DMark)의 타임 스파이(Time Spy) 및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항목을 테스트했다. 실제 게임은 여전히 인기 게임이자 고사양 게임 중 하나인 ‘배틀그라운드’와 비교적 최신 AAA급 패키지 게임 중 하나인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이하 툼레이더)’를 사용해 성능 테스트를 진행했다.

3D마크 항목별 CPU부문 점수 비교 / 최용석 기자
3D마크 항목별 CPU부문 점수 비교 / 최용석 기자
3D마크의 경우 전반적인 점수가 i9-10900K > i5-10600K > i7-8700K 순으로 나오지만 그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종합 점수의 경우 CPU뿐 아니라 그래픽카드(GPU)의 성능도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CPU 활용도가 높은 CPU 점수 및 피직스 점수의 차이가 컸다. 그래픽 점수는 두 테스트 항목 모두 오차 범위 이내의 차이만 보였다.

실제 게임에서도 3D마크 테스트의 종합 점수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다. 그래픽 처리와 각종 물리효과, 다양한 인공지능(AI) 등을 처리하는데 CPU와 GPU가 복합적으로 사용되고, 그만큼 CPU의 성능이 게임의 퍼포먼스와 프레임 레이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섀도 오브 툼레이더 벤치마크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섀도 오브 툼레이더 벤치마크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그 결과, i5-10600K와 i7-8700K는 단순 속도 차이에 의한 약간의 점수 차이를 보인 반면, i9-10900K는 게임의 거의 전반적인 퍼포먼스가 크게 향상된 모습을 보인다. 툼레이더의 경우, 최저 프레임, 최대 프레임, 평균 프레임 모두 i9-10900K가 나머지 둘보다 약 20프레임 이상이 향상됐다.

배틀그라운드는 툼레이더에 비해 극적인 차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i9-10900K가 살짝 더 우세한 결과를 보였다. 다만, 테스트 장소가 규모가 작고 인원수도 적은 ‘훈련장’ 맵에서의 테스트 결과임을 고려하면, 실제 정식 맵에서 진행한 게임의 경우 i9-10900K와 나머지 2개 제품의 퍼포먼스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 벤치마크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배틀그라운드 벤치마크 결과 비교 / 최용석 기자
최고 성능 원하는 게임 마니아나 7세대 이하 사용자에게 안성맞춤

각각의 제품별로 결론을 내리면, 10세대 최상급 제품 코어 i9-10900K의 경우 과연 차세대 ‘게임용 끝판왕 CPU’로 꼽히는 게 아님을 보인다. 비용에 상관없이 게임에서 최고의 성능과 퍼포먼스, 화질을 추구하는 게임 마니아라면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로 등장했다.

작동 속도가 향상된 데다, 코어 수도 10개로 늘어나면서 전문적인 작업 환경에서의 성능도 향상된 점이 돋보인다. 10코어 20스레드면, 왕년 인텔의 전문가용 ‘익스트림’ 프로세서와 동급의 구성이다. 인텔 CPU 중에서 전문 작업용 CPU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이번 i9-10900K는 최적의 선택이다.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i9-10900K 프로세서 / 최용석 기자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i9-10900K 프로세서 / 최용석 기자
10세대 코어 i5-10600K는 전전 세대 제품인 8세대 i7-8700K에 비교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퍼포먼스급 라인업인 ‘i5’ 제품이 전전 세대라 하더라도 하이엔드 라인업인 ‘i7’ 프로세서보다 조금이나마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주목할만하다.

코어 i7-8700K가 9세대 기준으로 8코어 8스레드 구성의 코어 i7-9700~9700K와 비슷하거나 조금 못 미침을 고려하면, 10세대 코어 i5-10600K는 i5의 가격으로 전 세대 i7 프로세서급의 성능을 제공하는 셈이다. 9세대에서도 i5-9600K는 ‘가성비’가 좋은 CPU 중 하나였다. 이번 10세대에서도 코어 i5-10600K 모델이 ‘가성비 좋은 퍼포먼스 CPU’가 될 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i5-10600K 프로세서 / 최용석 기자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i5-10600K 프로세서 / 최용석 기자
다만, 최신 제품을 선호하는 마니아나 코어 개수가 중요한 전문가가 아니라면 현재 인텔 9세대 i5급 이상 CPU 사용자가 일부러 10세대 프로세서로 넘어갈 메리트는 없다. 코어 i9-10900K를 제외하면 극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CPU 소켓이 바뀌어서 메인보드도 새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출시 초기라 공급이 불안정하고, 제품 소매 가격이 안정화되지 않은 것도 걸림돌이다.

인텔 7세대 이하 CPU를 탑재한 구형 PC 사용자라면 이번 인텔 10세대 프로세서는 성능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릴만한 제품이다. 8세대와 9세대를 건너뛰고 넘어갈 만한 메리트와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8세대 i5, i3 제품 사용자도 코어 수 증가에 따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쪽은 보드 교체 없이 9세대 CPU까지 선택할 수 있어 메리트가 떨어진다.

당장 PC구매 및 교체가 급하지 않다면 머지않아 출시될 10세대 ‘F’ 시리즈 CPU를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성능은 일반 버전과 대동소이하지만, 내장 그래픽이 빠져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등장하는 만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사양표 / 인텔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사양표 / 인텔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