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이어 SKT도 2G 서비스 단계적 종료
LG유플러스 "아직 종료 계획 없어"

SK텔레콤이 7월 6일부터 2G 서비스를 순차적 종료한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 / 류은주 기자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 / 류은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SK텔레콤 이동통신 2G 서비스를 폐지하기 위해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 신청 건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2019년 11월 7일 SKT가 2G 서비스에 대한 폐지승인을 신청함에 따라, 2차례의 보완 요구와 반려, 4차례의 현장점검, 전문가 자문회의, 의견청취 등을 거쳤다.

점검 결과, ‘망 노후화에 따른 고장 급증’ ‘예비 부품 부족에 따른 수리불가 품목 존재’ ‘장비별 이중화 저조’ 등에 따라 2G망 계속 운영 시 장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망 복구가 불가하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있어, 이용자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2G망을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잔존 가입자들을 위한 보호 방안을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다. 3G 이상 서비스 선택 시 단말 구매비용, 요금부담 증가 등이 있을 경우에 대비한 보상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2G 가입자는 최대 30만원의 단말구매 지원 또는 이에 준하는 무료단말 10종(갤럭시폴더2, 갤럭시J2 Pro, 갤럭시 와이드3∙4, 갤럭시 A10e, LG폴더, LG스마트폴더, LG X2∙X4)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요금할인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3G·LTE에서도 잔존가입자 72.9%가 이용하는 기존 2G 요금제 7종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2G 가입자가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타사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4만원의 해지 지원금을 제공한다. 서비스 전환, 서비스 해지, 타사 전환 등 모든 경우에 대해 위약금과 단말 잔여 할부금은 면제다.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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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존가입자가 SK텔레콤 내 3G 이상으로 전환을 원할 경우 대리점 등 방문없이 전환이 가능하다.

기존 번호 01X 유지를 원하는 가입자는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 또는 01X 번호표시서비스를 통해 2021년 6월까지 번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사물인터넷(IoT) 이용자들도 3G 이상에서도 기존과 동일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통신모뎀 무상 지원, 2G에서 쓰던 요금제와 동등 수준의 요금제 제공한다.

이번 승인 조건에는 앞서 SK텔레콤이 제시했던 조건에서 알뜰폰(MVNO)사업자 보호 조치를 추가했다. 타 사로 전환하는 가입자에 대해서 추가 지원금을 더 줘 전환을 용이하게 했다. 가입자 중 65세 이상이거나 장애인 등의 경우 SK텔레콤의 직원 방문을 통한 전환 처리를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도 새롭게 추가됐다.

SK텔레콤은 승인일부터 20일 이상 경과 후 폐지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승인 직후부터 폐지사실을 이용자에게 성실하게 통지해야 한다.

폐지 절차를 진행할 때 장비 노후화가 심한 지역부터 단계적(도→광역시→수도권→서울)으로 진행한다. 각 단계별로 이용자 보호기간을 둬야 한다. 권역별 폐지절차 착수 후 7일이 경과해야 다음 권역으로 넘어갈 수 있으며, 장비철거 작업 최소 20일 전에 작업사실을 이용자에 통지해야 한다.

승인 후에도 SK텔레콤은 사업 폐지 계획에서 제시한 사항을 이행해 민원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만약 승인 조건을 불이행한다면 과기정통부는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잔존 가입자들의 반발에는 최선을 다해 설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잔존가입자 38만4000명 중 착신이 정지되는 등 사용하지 않는 번호나 010번호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01X를 사용하는 잔존가입자수는 38명을 넘지 않는다"며 "일부 시민단체에서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소송이 제기되면 서비스 종료 필요성에 대해 잘 설명해 최대한 민원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T는 2G 종료까지 4개월이 소요됐다. 업계는 SK텔레콤이 오랜기간 서비스 종료를 준비해 온 만큼 2개월 내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LGU+는?

KT에 이어 SK텔레콤도 2G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국내에서는 LG유플러스만 2G 서비스를 하는 유일한 사업자가 됐다. LG유플러스는 아직 정부 측에 2G 종료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

이태희 실장은 "아직 LG유플러스는 2G 종료와 관련해 어떤 액션(행동)을 보이진 않았다"며 "지금쓰고 있는 주파수 대역이 2021년 6월까지므로, 이번 달 중으로 재할당 공고를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LG유플러스가 주파수 재할당을 통해 2G 서비스를 이어갈 것인 종료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