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변호사의 테크로우] Q&A로 살펴본 공인인증서 폐지

  •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입력 2020.06.15 06:00 | 수정 2020.06.22 15:45

    전자서명법 개정안이 5월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대 국회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통과시킨 법률이 바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다. 이로써 그동안 논란의 핵심이 된 공인인증서가 폐지됐다. 우리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질의응답 형식으로 궁금증을 풀어봤다.
    ― 공인인증서와 사설인증서는 무엇이 다른가?

    지금까지는 전자서명법상 전자서명은 두가지였다. 공인전자서명과 일반전자서명이다.

    공인전자서명은 공인인증기관에서 발급을 받는다. 공인인증기관은 전자서명법상 일정한 요건을 갖춘 기관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정한 기관이다. 한국정보인증, 금융결제원, 한국정보화진흥원(KISA), 한국전자인증 등이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 인증기관으로부터 발급된 전자서명은 진본성과 무결성을 법적으로 보장받았다. 즉, 위조되지 않은 것이라는 증명이 별도로 필요 없는 서명인 셈이다. 공인전자서명을 이용하면 그 자체로 본인이 직접 서명한 것이라는 효력이 인정됐다. 공인인증서를 통해 서명된 전자 문서는 인감증명서를 첨부한 문서처럼 그 확실성이 보장됐다.

    사설인증서를 통해 이뤄진 일반전자서명은 어떤 효력을 갖고 있었을까. 지금까지는 당사자끼리만 효력을 인정받았다. 진본성을 법적으로 보장받지 못했다. 이를 이유로 금융실명제를 준수해야하는 은행은 2019년까지 공인인증서를 통해 거래를 허용했다. 국세청 홈택스에 접속할 때, 가족관계증명서나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을 때는 공인인증서만이 인증수단으로 사용됐다.

    ― 변경된 부분은?

    우선 효력에서 차이가 난다. 그 동안 공인인증서에 따른 공인전자서명만 진본성과 무결성이 보장됐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서명이 진본성과 무결성을 갖춰야 한다. 당사자 합의에 따라 어떤 서명이든 상이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일부 업체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지정을 받아 공인인증기관이 됐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전자서명에 대한 정부규제는 완화되지만, 인증기관은 전자서명인증업무 운영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민간 전문기관을 통해 전자서명인증 사업자가 운영기준을 준수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평가절차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인증기관이 되기 위한 장벽은 낮아질 수 있겠지만 인증기관이 되기 위한 장벽이 완전히 철폐된 것은 아니다. 본인인증 수단으로서 확실성과 정확성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 이제 부터는 무엇이 달라질까

    일부 영역을 제외하면 이미 공인인증서는 금융거래에서 '필수'가 아니다. 몇 년 전만해도 계좌조회, 소액송금 등을 할 때 공인인증서가 반드시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실명확인과 관련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여전히 공인인증서가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홈택스에 접속하기 위해서도 현재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전자서명법이 개정된다고 해서 공인인증서만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진 것이지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공인인증서만이 필수적인 요건이 아닌 이상 일반 전자서명도 널리 사용될수 있고, 이러한 측면에서는 인증서 발급기관 또는 인증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자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가 직접 인증방법을 선택하는 구조가 형성된다면 어떤 사업자가 더 편리하게 더 확실하게 신원 인증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는 사업자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신원인증 방법도 전자서명에 의한 방식이 아니라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 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소비자에게 누가 편리한 방법으로 인증을 가능하게 하느냐, 그리고 그 인증이 신뢰할만하냐 이 두가지가 향후 인증 사업과 관련된 영역의 판도를 바꿔놓게 될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서희 변호사는 법무법인 유한 바른에서 2011년부터 근무한 파트너 변호사다. 사법연수원 39기로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동대학원 공정거래법을 전공했다. 현재 바른 4차산업혁명대응팀에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인공지능(AI) 등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공정거래, 지적재산권 전문가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자문위원, 한국블록체인협회 자문위원, 블록체인법학회 이사, 한국인공지능법학회 이사, 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 특별위원회 제1소위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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