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게임은 ‘하이쌤(highssam@chosunbiz.com)의 게임 세상’을 줄인 말로 화제가 되는, 주목할만한 게임에 대해 분석하고 소개하거나 게임·게임 업계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코너다. [편집자주]

넥슨이 일렉트로닉 아츠(EA)와 손잡고 모바일 축구게임 시장 정복에 나섰다. 두 회사는 PC게임 피파온라인3·4를 서비스하며 여러 차례 호흡을 맞췄다. 피파온라인은 PC방 점유율 기준으로 축구·스포츠게임 부문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게임이다.

두 회사는 최근 신작 ‘피파 모바일’을 출시해 모바일로 영토를 확장했다.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한 조작감·모드와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라이센스를 보유했다는 점을 무기로 내세웠다. 13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5위에 오르며 초반 출발이 좋다.

피파모바일 이미지 / 넥슨
피파모바일 이미지 / 넥슨
콘텐츠 면에서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세계 각국의 프로 구단 이름과 선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현실 프로축구를 소재로 한 게임인만큼 실제 구단 이름·유니폼, 선수 이름·얼굴(페이스오프)·체형 등을 구현하는 것은 중요하다. 게임 몰입감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피파 모바일은 기존 피파 프랜차이즈와 마찬가지로 현실의 리그 36개, 클럽 650개, 선수 1만7000명쯤을 게임에 구현했다. 손흥민, 메시, 디발라, 호날두 등 인기 축구 선수를 게임 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게이머는 평소 좋아하던 구단을 꾸리고 선수를 직접 조작한다. 이적시장, 선수팩에서 획득한 선수는 오버롤 등 다수 요소를 고려해 팀 포메이션에 배치할 수 있다. 구단, 리그 별 케미스트리를 마련해 현실 축구에서 함께 활약하는 선수를 동시에 기용할 때 더 이득을 볼 수 있다.

기존에 있던 시즌제도는 폐지했다. 원래 피파 모바일은 해마다 시즌이 지나면 지닌 선수와 구단을 초기화하고 새로 팀을 꾸려야하는 게임이었으나, 넥슨이 새 게임을 출시하면서 한 번 얻은 선수와 구단을 잃을 염려 없이 계속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넥슨은 주기적으로 로스터 업데이트를 진행해 선수가 현실 축구에서 활약한 내용을 게임에 반영하기도 한다.

한 이용자가 선수 케미스트리를 일부 활용해 선수단을 꾸린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한 이용자가 선수 케미스트리를 일부 활용해 선수단을 꾸린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축구게임을 즐기려면 드리블, 패스, 슛, 수비 등 다양한 조작을 해야 한다. 모바일 플랫폼은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조작하고, 화면이 작은 특성 탓에 조작이 너무 어렵다. 게임의 재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피파 모바일은 터치스크린이 지니는 이점을 제대로 살렸다. 게임 플레이에는 터치 뿐만 아니라 드래그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를테면 슛 버튼을 아래로 드래그하면 감아차기, 위로 드래그하면 로빙슛 등을 할 수 있는 식이다. 프리킥 등 정지된 화면 조작의 경우, 공을 찰 코스 자체를 드래그한다. 드래그하는 속도에 따라 공의 높낮이를 결정한다. 이 방식 덕에 버튼을 소수만 마련하면서도 더 직관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피파모바일4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임 모드는 공격모드다. 이 모드는 2분쯤 짧은 시간마다 역습, 돌파, 크로스, 절호의 기회 등 다양한 공격 상황을 연속으로 마주하고, 해당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는지 상대와 겨루는 콘텐츠다. 선수단 오버롤에 따라 어떤 상황과 마주할지 확률이 결정된다.

원래 축구게임은 수비보다는 공격할 때 더 조작할 여지가 많다. 모바일에서는 더 그렇다. 또한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것보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공격을 성공시킬 때 이용자가 더 즐거움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공격 모드는 짧은 시간에 게임의 핵심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라고 풀이할 수 있다.

피파 모바일 공격모드 튜토리얼 시연 영상 / 오시영 기자

이 외에도 보통 축구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일반모드, 조작 없이 선수 배치, 전술 등을 겨루는 시뮬레이션 모드 등도 마련했다. 모바일게임답게 마치 ‘자동 전투’처럼 일반모드에서도 조작 없이 자동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기능을 지원하기도 한다.

물론 자동 모드에서는 직접 플레이할 때보다는 다소 답답한 경기를 펼치긴 하나, 캠페인 모드에서 컴퓨터와 대전할 때 다른 일을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조작해 마무리만 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이길 수 있다는 점은 좋았다.

피파 모바일에서 선수가 슈팅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피파 모바일에서 선수가 슈팅하는 모습 / 오시영 기자
사실 피파 모바일은 완전히 새로운 신작은 아니다. 기존에 EA가 서비스하던 동명 게임에 콘텐츠 일부를 추가하고, 넥슨이 운영을 맡으면서 새로 출시한 게임이다.

기존 게임은 서버 안정성이나 운영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 탓에 퍼블리싱 경험이 풍부하고, PC게임 피파온라인3·4를 운영한 넥슨이 이 평가를 뒤집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몰린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