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PC 업계는 인텔의 데스크톱용 ‘코멧레이크S’ 기반 10세대 프로세서에 집중한다. 오래된 14나노(㎚) 공정을 사용한 제품이지만, i9-10900K 기준 10코어 20스레드의 구성에 최대 5.3㎓까지 올라가는 작동 속도 덕에 성능이 상당하다.

고성능 CPU를 안정적으로 구동하려면 어떤 쿨러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일반 공랭식 쿨러(방열판으로 열을 흡수하고 공기 흐름으로만 열을 식히는 냉각기)에 비해 냉각 성능이 좋은 수랭식 쿨러(액상 냉매와 열교환기를 사용해 열을 흡수 및 배출하는 냉각기)가 인텔 10세대 CPU 이용자의 필수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텔 10세대 코어 i9-10900K 프로세서 / 최용석 기자
인텔 10세대 코어 i9-10900K 프로세서 / 최용석 기자
발열 관리 능력이 좋은 10세대 CPU, 순간 온도는 무시 못해

인텔 데스크톱 10세대 프로세서는 기존 8세대와 9세대 제품과 비교해 발열 관리 능력이 훨씬 좋아진 것이 특징이다. CPU 내부 코어에서 발생하는 열이 외부로 더욱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개선했기 때문이다.

PC를 켜놓은 상태에서 별다른 작업을 하지 않는 아이들(idle) 상태 기준으로 테스트 환경에서 8세대, 9세대 CPU는 CPU 온도가 40도(℃)를 넘나드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같은 쿨러를 사용한 10세대 CPU는 코어의 수가 2개에서 4개 더 많은 데도 온도가 몇도 더 낮은 낮은 37도 전후를 유지한다. 작은 차이지만, 그만큼 10세대 프로세서가 기본적으로 발열 배출 능력이 의외로 괜찮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10세대 CPU는 게임이나 작업 등 부하(load)가 걸릴 때 이전 세대 CPU 대비 온도가 급격히 오르는 경향이 있다. 수랭식 쿨러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다.

i9-10900K 성능 테스트 중 CPU 부하가 100%일 때 CPU 온도가 80도를 넘은 모습. / 최용석 기자
i9-10900K 성능 테스트 중 CPU 부하가 100%일 때 CPU 온도가 80도를 넘은 모습. / 최용석 기자
실제로, IT조선이 10세대 코어 i9-10900K 프로세서의 성능을 테스트할 때 일체형 2열 수랭쿨러(사용 제품 : 다크플래쉬 DT-240)를 사용했는데, CPU의 사용률이 100%로 올라가는 경우 CPU 온도가 순간적으로 80도 이상으로 올라갔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는 경우라면 최대 온도는 그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수랭 쿨러는 물(실제로는 약품을 추가한 냉각수)이라는 냉매의 특성상 평균적으로 공랭 쿨러에 비해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능력이 높다. 그런데도 CPU 온도가 급상승한다는 것은, 아이들 상태가 아닌 실제 사용 환경에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발열이 만만치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코어 i9-10900K 기준으로 최대 10개의 CPU 코어에, 작동 속도가 쉽사리 5㎓를 넘어가는 만큼 처음부터 예상된 결과이기도 하다.

물론, 강제로 최대 성능을 유도하는 벤치마크 테스트같은 일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최신 게임이나 영상 편집 등의 고사양을 요구하는 작업에서도 CPU 부하율이 100%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드물다. 쿨러만 괜찮은 제품을 쓴다면 안정적인 작동 범위인 80도대 이하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랭 쿨러를 적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10세대 CPU에 추가된 ‘써멀 벨로시티 부스트(Thermal Velocity Boost, 이하 TVB)’ 기능의 사용 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비록 코어 i9 이상 모델에서만 지원하는 기능이긴 하지만, 오버클럭 없이 CPU의 작동속도를 최대 5.3㎓까지 자동으로 높일 수 있는 기능이다.

TVB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CPU 온도가 70도 이하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만큼 CPU 쿨러도 성능이 좋은 것을 써야 CPU가 최대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텔 10세대 CPU, 어떤 쿨러가 좋을까?

10세대 코어 i7 이상 CPU를 쓸때 추천할 만한 쿨러 제품인 보급형 2열 수랭쿨러 다크플래쉬 DT-240(왼쪽)와 고성능 공랭 쿨러 녹투아 NH-D15 / 다크플래시, 녹투아
10세대 코어 i7 이상 CPU를 쓸때 추천할 만한 쿨러 제품인 보급형 2열 수랭쿨러 다크플래쉬 DT-240(왼쪽)와 고성능 공랭 쿨러 녹투아 NH-D15 / 다크플래시, 녹투아
우선,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상위 제품군인 i7-10700K~i9-10900K(추후 F 시리즈 포함)를 쓰는 경우라면 최소한 보급형 2열 수랭쿨러 또는 10만 원대 이상의 고성능 공랭쿨러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5만~10만원 미만 대 중간급 성능의 공랭쿨러도 일단 사용은 가능하다. 다만, 최대 온도에서의 발열을 제때 충분히 해소하지 못해 CPU에서 스로틀링(스스로 작동 속도나 성능을 낮춰 온도를 낮추는 보호 기능)이 발생하고, 그만큼 제 성능을 100%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추가로 오버클럭까지 고려하거나, TVB 기능까지 고려한다면 처음부터 고성능 수랭쿨러를 선택하는 것을 권장한다. 280㎜급 2열 수랭 쿨러 또는 360㎜급 3열 수랭 쿨러를 추천한다. 이 정도의 수랭 쿨러는 덩치도 큰 만큼, 케이스 역시 이를 장착할 수 있는 큼직한 제품을 골라야 한다.

EVGA CLC 280(왼쪽) 수냉쿨러와 NZXT 크라켄 X73 모습 / EVGA, NZXT
EVGA CLC 280(왼쪽) 수냉쿨러와 NZXT 크라켄 X73 모습 / EVGA, NZXT
10세대 코어 i5-10600K 이하 제품은 최대 코어 수가 6개 이하인 데다, TVB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상위 제품보다 CPU 쿨러의 등급을 한 단계 낮은 것으로 써도 충분하다. 최소 5만원대 이상의 중간급 공랭 쿨러를 써야 하고, 안정적인 온도와 성능 유지를 위해 보급형 2열 수랭 쿨러 정도면 충분하다.

인텔 10세대 CPU가 등장하면서 PC를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런 상황에 여름철은 실내 온도도 상당히 오르기 때문에 어느 때 보다 CPU의 발열을 신경 써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모처럼 장만한 최신 고성능 CPU가 제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CPU 쿨러 역시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함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