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카오 클립, 붙자"...범 현대家, 가상자산 지갑 내놓는다

입력 2020.06.25 06:00

에이치닥 정대선 창립자, 가상자산 지갑 특허 출원
초기 버전은 자체 코인 보관·전송·스테이킹 용도
향후 디앱·페이 연동하면 카카오 클립과 경쟁구도

블록체인 기업 에이치닥(Hdac Technology)을 이끄는 범 현대가() 3세 정대선 사장이 가상자산 관련 상표 3건을 출원했다. 에이치닥이 자체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카카오의 가상자산 지갑 ‘클립’처럼 범 현대가 차원의 가상자산 생태계를 꾸려나갈 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특허청에 따르면 정대선 현대BS&C 사장은 최근 앨툼(ALTUM), 아톨로(ATOLO), 라이즌(RIZON)이라는 명칭의 상표를 등록했다. 모두 가상통화를 담을 수 있는 전자지갑 용도로 추정된다.

/특허청
같은 목적의 상표 3건을 내놓은 이유는 앞서 유사한 상표가 등록됐을 때를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만일 제시한 상표가 타인에 의해 미리 등록된 상표권의 지정상품류와 동일하거나 유사할 경우 이는 상표권 침해로 간주될 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에이치닥은 ▲가상통화용 전자지갑 ▲가상통화 저장용 USB 플래시 드라이브 ▲가상화폐 구매·판매대행업 ▲가상화폐 판매 알선업 ▲암호화폐 발행업 ▲암호화폐 거래업 ▲암호화폐 환전업 ▲내려받기 가능한 암호화폐 ▲암호화폐의 교환용 소프트웨어 ▲자동현금인출기 ▲현금교환기 ▲환전기 ▲인터넷상에서 전자결제서비스제공업 등 50개 부문에 활용하기 위해 이번 상표를 출원했다.

초기 버전에는 에이치닥 자체 가상자산의 보관·전송·스테이킹·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투표 등 지분증명(PoS) 생태계에 필요한 기본 기능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디앱 연동은 향후 버전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닥 관계자는 "PoS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을 담기 위한 용도로 미리 상표권을 출원했다"며 "디앱 연동은 사용자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될 경우 당연히 추가 개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지갑의 정확한 출시 시점과 세부적인 디앱 연동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디앱·페이 연동되면 카카오 ‘클립’과 대결 구도

에이치닥이 가상자산 지갑을 정식 출시하면 디앱과 현대페이 서비스 연동이 가능해진다. 이를 기반으로 에이치닥 코인 활용처가 확대되면서 에이치닥 기반 가상자산 생태계가 꾸려질 수 있다. 최근 가상자산 지갑 클립을 출시하며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와 경쟁구도가 굳혀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여러 디앱사와 협력 관계를 맺은 그라운드X와 달리 현재 에이치닥과 협력하는 디앱사는 음원 저작인접권 플랫폼 스타트업인 ‘레보이스트’ 한 곳이다.

업계는 다만 에이치닥의 협력사 유치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내다본다. 에이치닥은 디앱 발굴 목적으로 티인베스트먼트와 32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도유망한 디앱사 등 관련 스타트업에 자금 투자와 컨설팅,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 등에 활용하고 있는 만큼 협력사는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블록체인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보니, 에이치닥처럼 메인넷이 있는 코인사와 협업해 그 생태계를 활용하려는 디앱사가 많다"며 "에이치닥이 가상자산 지갑을 출시하면서 생태계를 확장하면 관심을 보일 기업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에이치닥과 현대페이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 두 회사의 모회사는 모두 현대BS&C로 양사는 관계회사이자 사업 동지이기 때문이다. 에이치닥과 현대페이 서비스가 연동되면 활용성 측면에서 카카오 클립을 앞지를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에이치닥은 앞서 2019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자산 지갑을 엔드유저와 사업 파트너 모두를 위한 핀테크 서비스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에이치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대페이와 밀접히 협력중인 에이치닥은 가상자산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특금법 시행령 등 규제가 해소되면 에이치닥이 보유한 배경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생태계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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