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 크래프톤 신임 대표(사진)가 취임사를 통해 크래프톤이 제2, 제3의 배틀그라운드를 만들 수 있는 제작 역량을 갖추도록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크래프톤은 25일 경기도 판교 크래프톤타워에서 김창한 대표이사의 취임식을 열었다. 김 대표는 3월 주주총회와 의사회 결의를 거쳐 크래프톤 최고경영자(CEO)에 내정됐다. 개발사 연합 크래프톤과 펍지주식회사의 대표를 겸한다.

김 대표는 2000년부터 게임 스튜디오에서 개발, 기획, 기술 업무를 담당하며 경력을 쌓았다. 2015년 블루홀지노게임즈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개발 프로듀서를 역임하고, 30명쯤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과 함께 배틀로얄 게임 장르의 세계 흥행을 이끈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PUBG)’를 탄생시켰다.

김 대표는 취임사에서 게임 제작의 명가로 재도약하기 위해 집중할 핵심 경영 비전과 방향을 밝혔다. 크래프톤의 출발점이자 근원인 제작의 명가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명작’을 꾸준히 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는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로 이룬 성공을 발판 삼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해 게이머의 로망을 실현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러한 결과를 낳을 때 창작에 대한 열망, 실력·자원의 제약을 극복하려는 노력, 생존을 위한 사투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작의 명가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을 제작할 때 ▲정량적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명작’ 기준에 부합하는 게임 제작 자세 ▲실패가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도전 ▲자율과 책임,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 ▲제작의 명가라는 비전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의 인식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조직적 변화도 예고했다. 우선 스튜디오의 독립성을 강화한다. 크래프톤 산하 개발 스튜디오들이 각자 정체성(CI)을 형성하고, 독립성을 갖춰 지속 가능한 제작 능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IP 프랜차이즈에 대한 투자 의사도 확고히 밝혔다. 배틀그라운드 등 확장 가능성이 있는 게임 콘텐츠를 웹툰, 드라마, 영화, e스포츠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응용하는 것은 물론, 게임화할 수 있는 원천 IP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크래프톤이 제2, 제3의 배틀그라운드를 만들 수 있는, 세계가 인정하는 제작의 명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사를 이끄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라며 "’창의성 경영’을 통해 명작이 탄생할 수 있는 제작 환경을 조성하고, 인재 영입, 육성 등 다양한 지원을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