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3년 동안 자체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우리넷 등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중소기업은 KT의 양자 키 분배 시스템 기술을 이용해 양자암호 키 분배 장비를 제작하고 KT와 기술 테스트를 진행한 뒤 각종 양자암호통신망 구축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KT는 이번 기술 이전 계약으로 KT의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중소기업의 장비 제작 노하우가 합쳐져 한국 양자암호통신 기술 수준이 한 단계 성장하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식 KT 인프라연구소장 상무는 "이번 기술 이전이 상생을 통해 양자암호통신 생태계를 견고히 하고, KT와 국내 중소기업이 이 분야의 글로벌 시장을 주도 할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KT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하고 그 기술을 국내 중소기업과 교류해 한국 산업 역량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넷은 광전송장비 개발·제작 업체다. 회사는 테라급 패킷·광 전송망(POTN) 장비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암호화된 패킷을 전송하는 기술도 보유했다.

KT가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양자 키 분배(Quantum Key Distributor·QKD) 시스템’이다. 양자 키 분배 시스템은 데이터를 해킹과 감청이 어려운 상태로 암호화 하기 위해 양자로 만든 ‘암호 키’를 통신망에 공급하는 양자암호통신 핵심 기술 중 하나다.

KT는 2018년부터 QKD 시스템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해 2019년 시제품을 제작했다. 이후 ‘개방형 계층구조(Y.3800)’ 표준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의 암호화 장비(Encryptor)와 양자 키 분배 시스템을 연동했다. 4월 경기도 일부 지역 5G 네트워크에 QKD 시스템을 적용해 보안이 강화된 상태에서 고객 데이터 속도가 떨어지거나 지연 발생하지 않고 원활한 통신이 이뤄지는 결과를 얻었다.

개방형 계층구조 표준은 KT가 제안하고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가 제정한 국제 표준이다. 양자 암호 통신망을 구축하는 구조를 국내외 사업자들이 여러 계층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정의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KT는 KT의 양자 키 분배 시스템이 개방형 구조로 설계됐고 ITU-T 표준을 준수해 만들어진 만큼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들이 양자암호통신 사업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진다고 설명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