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 효과를 보인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가격이 공개됐다. 이에 미국 시민단체는 공공영역으로 둬야 할 약품이 영리목적을 띠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반면 렘데시비르를 개발한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저렴하게 책정됐다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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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 1회 복용 가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공공 건강보험(메디케어) 가입자는 1회 복용(100mg) 가격이 390달러(약 47만원), 민간보험 가입자는 520달러(약 62만원)를 내야 한다.

통상 코로나19 치료에 6일동안 렘데시비르 6병이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공보험 가입자는 약값으로 2340달러(약 281만원)를, 민간보험 가입자는 3120달러(약 375만원)를 내야 하는 셈이다.

길리어드가 렘데시비르를 한 병당 최대 62만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책정하자 미국 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미국 비영리단체 퍼블릭시티즌은 성명을 통해 "길리어드는 공공영역으로 둬야 할 약품에 수 천 달러의 각격을 책정했다"며 "회사는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를 제대로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못했으며 이는 대중을 향한 자만이자 무시 행위다"라고 맹비난했다.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 CEO는 "이 치료제에는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이 책정됐다"며 "렘데시비르를 복용하면 코로나19 환자가 나흘 일찍 퇴원할 수 있으며 하루 입원비를 3000달러로 잡으면 모두 1만 2000달러(약 1441만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는 미 국립보건원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회복 기간을 30% 이상 단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길리어드가 지난 4월 발표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중증 환자 397명을 대상으로 5일간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결과 환자의 50% 이상은 병세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