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부자' vs '남매' 지분싸움 돌입

입력 2020.06.30 20:55

조현범 사장, 아버지 조양래 회장 지분 매입
"합의 깼다" 조현식 부회장, 누나들과 공동전선
캐스팅보드 ‘7.74% 지분’ 국연이 쥐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하 한국타이어) 경영 승계를 놓고 ‘형제의 난'이 본격화됐다. 조현범 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매입, 최대주주에 올랐다. 형인 조현식 부회장은 조현범 사장이 ‘가족간 합의를 깼다'며 누나 2명과 함께 공동전선을 펼쳤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판교 사옥 / IT조선 DB
30일 전자금융공시에 따르면 조현범 사장이 조양래 회장의 지분 전량(23.59%)를 인수, 최대주주(42.9%)에 올랐다. 조현범 사장은 지난 23일 대표이사직을 사임, 협력사 금품수수 혐의 관련 재판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 사장이 재판과정에서 형인 조현식 부회장이 사내 지베력을 강화하는 것에 위협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조현식 부회장은 조현범 사장이 구속돼 있던 지난 3월, 처음으로 주주 서신을 보냈다. 서신에는 정도경영과 지배구조 개선, 주주 가치 제고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현식 부회장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 누나 2명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식 부회장(19.32%)과 누나 두명(11.65%)의 지분을 합쳐도(30.97%) 조현범 사장보다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조현식 부회장측은 조현범 사장이 ‘가족간의 합의를 어기고 독단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획득했다'며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 다른 주주들의 포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양래 회장은 그동안 ‘형제 경영'을 지시하고 두 형제가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도록 했다.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이 지주사 대표이사를 맡고, 차남인 조현범 사장은 사업회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그러나 조현범 사장이 2019년 12월 구속기소되며 형제간 갈등이 심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능력은 조현범 사장이 낫다라는 평가가 있지만, 최근 구속수사 등 리스크가 불거져 나오면서 경영권 승계문제가 혼란해졌다"며 "조 부회장 진영에서는 가족 외 주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인만큼 국민연금(7.74%)가 캐스팅보드를 쥔 구도가 됐다"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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