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중심 협업 업무 환경이 떠오르면서 기업용 메신저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다. 라인웍스와 잔디, 슬랙 등 소수만 경쟁하던 시장에 카카오와 콜라비, 마크애니 등 새로운 플레이어가 속속 등장한다.

IT조선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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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올해 하반기 기업용 메신저 ‘카카오워크(가칭)’를 연내 출시하고 B2B 시장에 뛰어든다.

앞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5월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000만명 이상 실수요가 예상되는 기업 시장에 카카오워크가 보편적인 기업용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면 플랫폼 비즈니스 기회가 클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카카오워크는 약 4500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보유한 카카오톡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동일하게 구성해 친숙함을 내세울 전망이다. 사내 조직도나 전자결재 등 기능을 연동해 사용 편의성도 높인다. 보안 기능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 검색 기능도 포함할 예정이다.

슬랙·라인웍스·잔디 등 기업용 협업 메신저 활약 두드러져
세계 협업용 메신저 시장 2024년 58조원 규모로 성장

카카오가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는 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세계 협업용 메신저 시장은 2019년 310억달러(약 37조원)에서 연평균 9.2%씩 성장해 2024년 481억달러(약 5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는 기업 원격근무 도입을 확산시켰다. 협업툴 이용자 수가 큰폭으로 증가한 이유다.

실제 일간 활성 사용자(DAU)가 1200만명에 이르는 슬랙은 꾸준한 성장 가도를 보인다. 지난해 6월 상장 이후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최근에는 IBM, 아마존도 슬랙을 사용하겠다고 밝혀 시장 입지를 공고히 했다. 슬랙은 올해 1월 한국 지사 설립을 공식화했다. 한국 시장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기 때문이다. 업계는 조만간 슬랙 한국어 서비스가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일본 시장에서 검증한 기업용 협업 메신저 라인웍스를 한국에 출시하고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무료 서비스 대상을 늘리면서 이용자가 큰폭으로 증가했다. 네이버는 여기에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대상으로 라인웍스를 무한정 무료로 개방키로 했다.

그 결과 1월 말 대비 최근 라인웍스 도입 기업 수는 3배 이상 늘었다. 라인웍스를 이용한 영상통화 이용률도 같은 기간 대비 9배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이용률은 10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토스랩도 코로나19를 기회로 과감하게 기업용 메신저 잔디 무료 배포를 시도했다. 그 결과 빠르게 성장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기업 문의가 늘면서 한양건설과 넥센타이어, 코스맥스 등 기업 전사에 도입됐다. 현재 약 20만개 팀의 200만명 사용자가 잔디를 이용한다. 연초 대비 신규 가입자 수는 80% 늘었으며 해외서도 7000명의 사용자가 증가했다.

마드라스체크는 2015년 기업용 메신저 플로우 출시 후 매년 300%가 넘는 성장을 보이며 약 1000개 기업을 고객사로 뒀다. 특히 대기업 계열사와 금융사가 잇따라 채택해 시장에서 눈길을 끌었다. 6월에는 하나금융그룹 벤처캐피털 하나벤처스 주도로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콜라비팀이 내놓은 콜라비 메신저 모습 / 콜라비팀 홈페이지 갈무리
콜라비팀이 내놓은 콜라비 메신저 모습 / 콜라비팀 홈페이지 갈무리
콜라비팀·마크애니·노션 기업용 협업 메신저 시장 출사표 내놔

기업용 협업 메신저 시장이 커지자 다양한 기업이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든다. 해외 메신저 서비스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 진출해 경쟁에 기름을 부었다.

원페이지 협업툴 콜라비를 내놨던 콜라비팀은 6월 기업용 메신저 ‘콜라비 메신저'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메신저에서 주고 받은 대화를 콜라비에서 문서로 전환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 연동에 초점을 맞췄다. 대화 휘발성이 강한 메신저 한계를 극복해 기업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콜라비 관계자는 "콜라비팀은 메신저 한계를 극복하고자 문서 기반 협업톨을 제공한다"며 "메신저는 필수 협업 도구이기에 협업에 최적화한 메신저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보안 기업도 뛰어들었다. 마크애니는 6월 보안을 강화한 기업용 메신저 ‘마크톡'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비대면 업무가 늘면서 생기는 정보 유출 등 기업 보안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다. 채팅창 화면 캡처를 막고 업무 자료의 무분별한 외부 공유를 막는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최종욱 마크애니 대표는 "기업은 내부를 중심으로 보안을 구축해야 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원격근무 증가로 외부 위협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인 노션도 최근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올 여름 한국어판 기업용 협업 메신저를 출시할 계획이다. 노션은 지난해 100만명이던 사용자 수가 지금은 4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한국에서도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 5월 기준 일년 전과 비교해 사용자 수가 263% 증가했다. 글로벌 진출 첫 무대로 한국을 택한 이유다.

이반 자오 노션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노션에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라며 "한국은 노션 최초의 외국어 서비스 대상 지역이다"라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so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