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디자인 제품 비중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 키운다

토종 PC 주변기기 업체 한미마이크로닉스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단순 극복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체 개발해 디자인한 신제품을 앞세워 외산 중심의 PC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입지를 다진다.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는 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2020 마이크로닉스 신제품 발표회’를 개최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동시 진행한 이번 행사에서 신제품과 브랜드 전략, 신규 브랜드 등을 발표했다.

한미마이크로닉스가 2일 개최한 신제품 발표회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들어 보이는 모습 / 최용석 기자
한미마이크로닉스가 2일 개최한 신제품 발표회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들어 보이는 모습 / 최용석 기자
한미마이크로닉스는 올해 자사의 브랜드 전략으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꼽았다. 외산 수입 제품이 거의 점령하다시피 한 PC 시장에서 자체 디자인센터와 제품 개발 능력을 갖춘 토종 기업으로서의 차별화를 위한 대표적인 방법이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게이밍 기어 부문에서는 메카(MECHA), 워프(WARP), 모프(MORPH) 등 세 가지 디자인 콘셉트와 이를 적용한 키보드, 마우스, 유/무선 헤드셋 신제품 등을 선보였다. 지난해 10월 홍콩 전자전서 처음 공개한 이후 정식으로 선보이는 마이크로닉스 게이밍 기어의 차세대 주력 제품군이다.

메카 시리즈는 기존의 게이밍 기어 제품군처럼 화려하고 강렬하며 다이내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워프 시리즈는 이름 그대로 좀 더 SF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모프 시리즈는 기존 게이밍 주변기기에서 볼 수 없던, 곤충이나 자연물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과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했다.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한 마이크로닉스의 PC용 케이스 신제 모습. 왼쪽부터 EM1 우퍼, EL1 라팡, OM1 서클 / 최용석 기자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를 적용한 마이크로닉스의 PC용 케이스 신제 모습. 왼쪽부터 EM1 우퍼, EL1 라팡, OM1 서클 / 최용석 기자
PC용 케이스에서도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들을 다수 선보였다. 다른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마이크로닉스만의 색깔과 디자인 철학을 담은 제품들이 특히 돋보였다.

홈시어터 시스템의 우퍼 스피커 또는 인테리어 가구를 연상하는 ‘EM1 우퍼’, 단순하고 심플한 모던디자인 콘셉트를 강조한 ‘OM1 서클’,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움’을 메인 콘셉트로 삼은 ‘EL1 라팡’ 등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천편일률적으로 강화유리 패널, 화사한 RGB LED 팬 등만 강조하는 최근 PC용 케이스 시장에서 자신들만의 디자인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하고,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로닉스의 주력 제품군인 PC용 파워서플라이 역시 자체 디자인과 설계를 적용한 제품군을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저가 라인업과 비교해 외산 브랜드가 꽉 잡고 있는 고출력·고효율 프리미엄급 파워 제품군을 확대함으로써 외산 제품과 정면으로 승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말 출시할 계획인 첫 국산 ‘80플러스 플래티넘’ 등급 제품 ‘T-1000’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전략 하드웨어 브랜드 ‘PNY’ 정식 론칭

새로운 전략 브랜드 ‘PNY’도 이번 행사에서 정식으로 소개했다. 1985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PNY는 뉴저지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하드웨어 브랜드다. 마이크로낙스는 이번에 정식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고성능 SSD와 PC용 메모리 모듈 등을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향후 PNY의 그래픽카드 제품군도 도입한다.

기가바이트 노트북을 통해 시연 중인 PNY의 고성능 게이밍 SSD 제품군 모습 / 최용석 기자
기가바이트 노트북을 통해 시연 중인 PNY의 고성능 게이밍 SSD 제품군 모습 / 최용석 기자
마이크로닉스 한 관계자는 "글로벌 산업 전반이 코로나 19로 크게 위축한 상황이지만, 시장과 소비자가 서서히 적응하면서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과 수요가 생기고 있다"라며 "마이크로닉스도 이에 힘입어 당초 우려에 비해 나쁘지 않은 상반기 성과를 거두었다. 이참에 자체 디자인, 자체 개발 제품의 비중을 늘리고,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함으로써 코로나 19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닉스는 이날 행사에서 신제품 외에 자사의 주력 제품군도 함께 공개했다. 첫 고급형 무선 게이밍 헤드셋 ‘ZH 1’을 비롯해 자체 개발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한 ‘마닉’ 브랜드의 다양한 기계식 게이밍 키보드 신제품, ‘마이뷰’ 브랜드의 고사양 게이밍 모니터 등이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강현민 마이크로닉스 대표는 "올해 마이크로닉스는 국내 톱클래스 수준의 파워서플라이 연구 기술력에 자체 디자인 기술까지 더해 업계 리더로 성장했다"라며 "자체 디자인한 PC 케이스와 게이밍기어의 해외 수출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최용석 기자 redpriets@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