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용 정품 게임 타이틀의 가격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2005년 이후 신작 게임들의 출시 가격에 큰 변화가 없는 데다, 속속 등장하는 차세대 게임 콘솔에 대응해 개발 비용 등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게임 매체 피시게임즈엔은 엑스박스 시리즈 X와 플레이스테이션5(PS5)용 농구게임 시리즈 신작 ‘NBA 2K21’의 가격이 69.99달러(8만4000원)가 될 것이라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예약판매 중인 NBA 2K21 / NBA 2K 홈페이지
예약판매 중인 NBA 2K21 / NBA 2K 홈페이지
콘솔용 트리플A급(플래그십) 게임의 평균 가격은 2005년 이후 59.99달러(7만2000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2005년 이후 개발비와 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15년 가까이 평균 가격의 눈에 띠는 인상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인상은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차세대 콘솔에 대응하면서 추가 인상분이 적용됐다는 평이다. 이 게임의 엑스박스원, PS4 버전의 가격은 기존 가격인 59.99달러다. 차세대 콘솔게임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한 이유는 개발 초기부터 차세대기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기 때문이다. 피시게임즈는 2005년부터 2020년 사이 주요 게임의 개발비가 300%쯤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숀 레이든 前 SIE 월드와이드스튜디오 대표는 6월 게임랩 콘퍼런스에서 "게임 사업을 시작한 이후 패키지게임 가격은 59.99달러에서 에서 크게 오르지 않았으나, 게임을 만드는 비용은 10배쯤 증가했다"라며 "가격 탄력성은 없는데, 비용은 변동성이 큰 만큼 기존의 가격 모델을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인상 폭이지만, 다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다는 평이다. 피시게임즈는 차세대 게임 가격이 69.99달러로 오른다고 하더라도 2005년부터 2020년까지의 기간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가격 상승률은 고작 17%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같은 기간 영화나 공연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상품의 가격 상승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라는 것.

이번 콘솔게임 가격 인상은 향후 PC게임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임 회사들의 크로스플랫폼 정책 확대로 콘솔용 게임이 PC로도 재출시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난 데다, 과거 엑스박스360, PS3 타이틀 가격이 오른 이후 이내 PC 패키지게임 가격도 함께 오른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