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15.6% 기록
서버·노트북 등 언택트 산업향 반도체 수요 증가
갤S20 부진 속 미·중 갈등 효과 활용에 마케팅 절감
집콕에 따른 TV·가전 신규 수요 잡아

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영업이익이 증권가 예상치보다 무려 1조5000억원 이상 높았다. 영업이익률은 6분기만에 최고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극도의 경기침체 및 신규 수요를 적절히 활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모바일 사업부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갤럭시S20 부진에도 마케팅 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7일 연결기준 매출액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22.7% 증가했다. 올 1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6.02% 줄었고, 영업이익은 25.6%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5.6%로 2018년 4분기(24.2%) 이후 가장 높았다.

이같은 실적은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여의도 증권가 예상치인 매출액 51조1488억원, 영업이익 6조5369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 언택트 시장 기회 잡았다

지난달말부터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실적 상향 리포트가 속속 나왔다. 반도체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좋을 것이란 예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클라우드 서비스가 급성장하면서 대형 서버향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

여기에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로 노트북 구매 및 PC 업그레이드 수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사 최근 보고서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5조원대 초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증권사 예측치가 어느정도 맞았다"고 말했다.

2분기 깜짝실적 일등공신 ‘모바일’
‘미중 분쟁’ 효과에 마케팅 비용 절감

2분기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업부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사업부로 파악된다. 당초 영업이익이 1조원대 중반으로 예상됐지만 2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이다. 1분기 2조6500억원과 비교해 많이 줄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매장이 락다운(폐쇄) 상황까지 치닫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전이다.

이런 실적에는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0 시리즈 판매 부진을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상쇄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일부 지역 오프라인 매장 폐쇄에 따른 오프라인향 마케팅 비용을 절감한 것이 영업이익 개선에 일조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20%대 상승했지만 매출이 줄어든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쟁력이 낮아진 화웨이의 유럽시장 점유율을 삼성전자가 확보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집콕으로 프리미엄 TV·가전 수요 확대

TV와 백색가전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사업부도 실적이 예상보다는 좋은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오프라인 매장 폐쇄로 인해 수요 급감이 우려됐지만 소위 ‘집콕 효과’를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여행을 줄이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자, TV와 가전제품 교체 수요가 발생한 것. 특히 게임 콘솔 품귀 현상에서 알 수 있듯이 더 좋은 사양의 TV를 찾으면서 삼성 TV가 수혜를 본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5월부터 북미에서 대형 프리미엄 TV 수요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사업부(IM)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광고 축소로 인한 마케팅 비용 절감도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김준배 기자 joon@chosunbiz.com,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