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과징금 933억→ 512억' 방통위, 무슨 일 있었나

입력 2020.07.08 15:40 | 수정 2020.07.08 15:46

역대 최대 감경률 45% 적용 512억원
최대 경감에도 단통법 이후 최대 과징금
3사 공동 재발방지책 마련 및 유통점 지원 약속

이통3사가 불법 보조금 살포로 역대 최대 과징금인 512(SK텔레콤 223억원·KT 154억원·LG유플러스 135억원)억원을 물게 됐다. 최초 기준 금액은 770억원이었고 20% 가중(중복 위반)돼 933억원을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와 이통3사 공동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고려해 파격적인 감경률인 45%를 적용했다.

IT조선
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통3사 및 유통점의 단말기유통법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조치에 관한 내용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이통3사 및 관련 125개 유통점이 단말기 공시지원금 초과 지급 및 차별적인 지원금 지급 유도 등 단말기 유통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 이통3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512억원을 부과했다. 사전승낙제 등을 위반한 125개 관련 유통점에도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100~3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총 2억72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2019년 4월부터 8월까지 이뤄진 방통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통3사의 119개 유통점에서 공시지원금보다 평균 24만6000원을 초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지원금은 현금 지급, 해지위약금 대납, 할부금 대납 뿐 아니라 사은품 지급이나 카드사 제휴할인 등의 방식도 활용됐다.

가입유형이나 요금제에 따른 이용자 지원금 차별도 확인되었다. 신규 가입자보다는 번호이동이나 기기변경에 대해 22만2000원을 더 많이 지급하고, 저가요금제에 비해 고가요금제에 29만2000원을 더 많이 지급하는 방법으로 이용자를 차별했다.

이통3사 읍소에 역대 최대 감경률 적용 933억원→ 512억원

이통3사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마지막 항변을 토로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3사 모두 5세대(5G) 조기 활성화 과정에서 불거진 법 위반이었으며, 코론나19 여파로 인한 경제위기, 중소 협력업체와의 상생,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앞세워 과징금 감경을 호소했다. 3사는 합동으로 장려금 집행 실시간 확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온라인 영업에 대한 자율정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권영상 SK텔레콤 정책협력실장은 "시장 과열 문제 이용자 차별 문제 깊이 반성하며, 해결방안에 막중한 책임 느낀다"며 "재발방지 위해 어느때보다 진정성 있고 이행계획 준비하고 있고, 5000억원 해당하는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영훈 KT 공정경쟁담당 상무는 "세계 최초 상용화와 5G 활성화를 위해 3사가 시장과열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과거와 조금 다른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이통시장 힘들고 중소 유통점이 존폐위기므로, 이들에 대한 지원과 5G 투자를 위해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KT는 중소유통점에 상반기에 1000억원을 지급햇고, 하반기에도 1000억원 이상 지급하기로 했다.

김윤호 LG유플러스 상무는 "세계 최초 상용화 과정에서 발생한 점 고려해달라"며 "과거와 달리 3사가 공동으로 재발 방지책을 시행하는 등 재발방지 의지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상임위원들도 대체적으로 정부의 5G 활성화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측면과 번호이동이 아닌 기기변경 고객에 불법 보조금을 더 많이 준 것 등을 고려해 과징금 감경안에 동의했다. 오히려 사무처가 제안한 감경률(40%)보다 5% 더 높은 감경률을 제안했다.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통3사 약속 믿어도 되나

한상혁 위원장은 "수차례에 걸친 방송통신위원회의 행정지도에도 위반행위가 지속돼 조사에 나섰지만 조사 이후 이통3사가 안정적으로 시장을 운영한 점, 조사에 적극 협력한 점, 자발적으로 재발방지 조치를 취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징금 감경비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이통3사가 어려움에 처한 중소 유통점·상공인들을 위해 상생지원금, 운영자금, 경영펀드 등의 대규모 재정지원을 약속한 점도 제재 수위를 정하는데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김재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 / 류은주 기자
이통3사는 이번 시정조치 의결과정에서 유통점에 대한 운영자금, 생존자금, 중소협력업체 경영펀드, 네트워크 장비 조기투자 등을 위해 총 71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통3사가 상반기 5G 투자 집행도 지켰는 지 확인이 안 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투자 약속을 지킬 수 있을 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앞서 과징금부과 때마다 선처를 호소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하반기 신규 스마트폰들이 출시되면 비슷한 상황이 또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통위 관계자는 "3사가 공동으로 획기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한 것도 과징금 감경에 큰 이유였다"며 "과거보다는 진정성 있는 대책들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통신 4사가 상반기에 4조원 수준의 5G 투자를 조기 집행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이뤄졌는 지는 확인이 안 된 상황이다. 이통3사 모두 상반기 4조 투자 집행여부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 뿐이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 한 미션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통3사와 제대로 된 협의를 하지 않은 채 발표한 숫자였다"며 "내부적으로도 4조 목표가 채워졌는지는 아직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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