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사물인터넷(IoT) 모듈 및 플랫폼기업 텔릿이 한국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28㎓ 상용화에 나선다. 국내 최초로 통신사 인증을 받고, 기술적 우위를 선점해 중국산 저가 모듈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이다. 28㎓ 대역 5G망은 현재 서비스 중인 3.5㎓ 대역보다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김희철 텔릿 상무 / 류은주 기자
김희철 텔릿 상무 / 류은주 기자
텔릿은 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국내 최초 통신사 인증 5G 모듈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FN980m’을 한국에서 처음 출시한다고 밝혔다.

김희철 텔릿 한국영업총괄 상무는 "5G 모듈 공급을 국내 기업들과 진행 중이다"며 "아직은 소량만 양산하고 있지만, 8월쯤 대규모 생산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텔릿은 ‘최초'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앞세워, 고객사들 모집에 나서고 있다. 텔릿이 선보인 ‘FN980m’은 5G 서브6 대역과 밀리미터파 대역도 지원하는 최초의 5G 모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상무는 "FN980m는 밀리미터웨이브를 지원하는 최초의 모듈이며, 통신사 인증을 마친 모듈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4분기 초까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비단독모드(NSA)는 물론 단독모드(SA) 모드까지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먼저 출시하지만, 일본과 미국에서도 인증을 받고 있어 4분기 해외 진출도 예정돼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28㎓ 대역 5G는 생태계가 확보된 상태가 아니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상용화는 2021년 이후에야 가능하다. 텔릿은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활용처가 많지 않지만, 선제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 상무는 비용부담에도 불구하고 퀄컴의 라이센스를 확보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라이센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제작된 모듈을 가지고 와서 납품을 한다면 향후에 보안 우려나,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며 "합법적 라이센스가 아니면 특허소송이 생겼을 때도 대응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텔릿은 라우터, 게이트웨이, 고정형 무선 접속 서비스 통신 장비 등의 시장을 노린다. 수량 공급을 논의 중인 제품도 국내 라우터 시장을 노린 결과다. 5G 라우터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시 필요하다.

최근 릴리즈16(차세대 5G 표준규격)가 표준화 된만큼, 향후에는 자율주행과 로봇, CCTV 시장 등을 공략한다. 김 상무는 "공항의 로봇은 LTE(모듈)로 설치돼 있다"며 "릴리즈16이 도입되면 로봇과 자율주행 분야에서 5G 모듈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CCTV는 유지보수와 설치비용이 디바이스보다 비싼 제품 중 하나다"며 "유선망을 설치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CCTV에도 5G 망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다"고 설명했다.

텔릿은 LTE 모듈 시장도 노린다. 오는 9월 출시하는 ‘ME310G1’은 초소형 모듈이다. 디바이스 크기가 작은만큼 웨어러블에 적합하다. 원격검침이나 위치 추적 솔루션을 탑재한 공유킥보드 등에 활용 가능하다.

10월 선보일 ‘LM960’은 LTE-A 프로를 지원하는 국내 첫 모듈이다. 5G에 맞먹는 1.2Gbps 속도가 나온다. 이는 이론적으로 HD급 2GB 영화 한 편을 13초 만에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속도다. 5G 커버리지 확보 부족으로 5G 모듈 사용이 부담스러울 때 대체해서 활용할 수 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