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영국의 5세대(5G) 통신망 구축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김우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영국 과학기술 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이 영국에 5G 통신망 장비를 제공할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영국 의회 과학기술위원회 영상 청문회에 참여 중인 김우준 삼성전자 부사장 / 영국의회 영상 갈무리
영국 의회 과학기술위원회 영상 청문회에 참여 중인 김우준 삼성전자 부사장 / 영국의회 영상 갈무리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통신망 장비 공급과 관련해 유럽 사업자들과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보다는 4G와 5G, 6G와 관련한 투자에 재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화웨이 5G 장비를 단계적으로 걷어낼 예정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르면 연내 5G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철거하는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 장비를 대체할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영국 이동통신사업자들은 비용 부담을 호소한다. 이날 하원에 함께 출석한 영국 통신사업자인 보다폰과 BT 관계자는 화웨이 장비를 자사 네트워크에서 제거하는데 최소 5년 이상이 걸리며 수억~수십억 파운드의 비용이 든다고 밝혔다.

올해 초 영국 정부는 5G 통신망 구축사업과 관련해 비핵심 부문에서 점유율 35%를 넘지 않는 조건으로 중국 화웨이 장비를 허용했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과 영국 의회 집권 보수당 내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화웨이 장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리버 다우든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은 5G 통신망 구축에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는 대신 삼성전자와 일본 NEC가 참여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와 NEC가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무역과 금융 우대조치 등을 포함해 신규진입 기업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