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애견 유치원, 펫택시 등이 등장하고 장례 서비스도 이뤄진다. 펫팸족(펫과 패밀리 합성어), 펫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배경이다. 펫코노미, 펫테크 등의 신조어도 이 같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어떻게 하면 반려동물에게 더 좋은 것을 줄 수 있을지 살피는 모든 펫맘의 관심이 관련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IT조선은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은 펫코노미와 펫테크 빅뱅을 앞두고 반려동물 시장의 동향을 살피고자 ‘평화로운 펫코노미’를 연재한다. 기자 역시 하루의 시작과 끝을 동동이(반려견)와 함께하는 펫맘이다. [편집자주]

휴가철이 다가온다. 이맘때 쯤이면 공항에는 항공기 티켓을 끊고 찾아온 이들로 북적였다. 올해는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이다. 해외에 갈 수 없어 우리나라 여행지를 살피는 이들이 늘어난 이유다. 각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그 수요를 잡기 위한 다양한 관광 전략을 내놓는다. 급증한 펫팸족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 유치전에 한창이다. 특히 이들 지자체는 반려동물과 함께 관광지를 돌 수 있는 전용 상품을 내놓거나 관련 사업을 진행한다. 1000만 가구를 넘어선 펫팸족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여행객이 늘고 있는데다가 반려동물과 여행을 같이 하려는 수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G마켓이 6월 8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한 달간 호텔과 레지던스 숙박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펜션과 캠핑 상품도 11% 늘었다. 제주 항공권과 제주 지역 호텔 숙박권은 각각 142%, 25% 증가했다. 또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2015년 1조8000억원으로 두배 성장했다. 올해는 5조80000억으로 시장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2016년 아웃도어시장, 주얼리 시장, 의료기기 시장과 맞먹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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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통영시는 10일부터 지역 유명 관광 상품인 통영 케이블카에 반려동물과 함께 탈 수 있는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명칭은 ‘펫 프랜들리 케이블카'다. 반려동물 동반 고객만 탑승이 가능하다. 디자인도 반료동물 고객들에 맞게끔 차별화했다.

김혁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은 "펫 프랜들리 케이블카를 기회로 반려동물과 여행을 떠나는 문화가 확산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펫팸족을 위한 여행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충청남도 보령시는 3일 ‘반려동물 동반여행 관광콘텐츠 확충 기본계획 수립용역 중간보고회'를 갖고 해수욕장 내 반려견 이용 전용 구간을 마련키로 했다. 전용 투어 버스를 제공한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갯벌 축제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반려동물 사업과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관광 기반을 조성하고 관련 콘텐츠를 발굴하려고 한다"며 "앞으로도 지역 관광 자원을 활용해 펫코노미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도의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한참이다. 최근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신명순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은 최대 6조원에 이르는 펫코노미 시장을 주목하며 반려동물 친화형 관광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활밀착형 소규모 인프라와 반려동물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며 "음수대 등의 편의 시설 설치와 반려동물 동반 해수욕장을 확대하는 등의 관광 인프라 구축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관련 지역 거점 시설을 마련하고 펫코노미와 관광 산업을 연계해 육성하겠다는 곳도 등장했다.

전라북도는 프리미엄 펫푸드 산업과 관련 테마 산업 조성에 주목했다. 농촌진흥청과 한국식품연구원 등 반려동물 관련 산업 연구를 수행하는 국책연구기관과 하림, 로얄캐닌 등 주요 민간 펫푸드 업체도 입지했다는 이점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전라북도는 이를 토대로 ‘반려동물 복지 및 연관 산업 중장기 육성계획(안)’을 수립했다. 펫푸드 거점 조성 사업과 동물용 의학품 클러스터 구축, 반려동물 산업 지원 방안 등을 담았다. 전북 도내 동물교육보호센터를 건립하고 관광 육성을 위한 반려동물 테마파크도 조성할 계획이다.

최재용 전라북도 농림수산식품국장은 "반려동물 산업 세계 동향을 살피면서 전북이 반려동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한다"며 "반려동물 산업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기에 도내에서 생산되는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 활성화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