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76년작 ‘마그네로보 가킹(マグネロボ ガ・キーン)’은 한국 3040세대 사이서 인지도가 높은 ‘강철지그'의 후속작이다.
마그네로보 가킹 오프닝 영상 / 유튜브
카즈키 박사는 외계인의 지구침략을 막기위해 ‘가킹'과 이동요새 ‘갓프리덤'을 완성시킨다. 박사는 로봇 가킹을 가동하기 위해 격투가 ‘호조 타케루'와 자신의 딸인 ‘마이'를 전기에 강한 마그네맨으로 훈련시킨다.
‘스위트 크로스'로 슈퍼로봇 가킹과 합체한 두 명의 주인공은 인류를 지키고자 하는 불타는 투지와 사랑의 힘으로 이자르 행성인이 만든 합성괴수를 차례차례 쓰러뜨린다.
가킹은 강철지그의 후속작으로 만들어졌지만 원작자는 다르다. 강철지그는 마징가Z의 아버지인 나가이 고(永井豪)와 다이나믹프로덕션이 원작자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토에이(東映動画)가 담당했다. 하지만 가킹은 원작자 나가이는 온데간데 없고 토에이가 기획·원작·제작을 모두 맡았다.
이유는 판권 수익배분을 놓고 나가이와 토에이 사이에 다툼이 있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업계에 따르면 당시 나가이와 토에이는 마징가Z 관련 상품 매출의 수익배분 문제로 다퉜다. 토에이와 결별한 나가이는 애니 제작사 낙크에 ‘그로이저X’ 기획서를 가져갔다고 알려졌다.
마그네로보 시리즈는 ‘강철지그', ‘가킹', ‘초인전대 바라탁크' 등 3개 작품으로 나뉜다. 강철지그와 가킹은 서로 유사한 면이 있지만, 3번째 작품인 바라탁크는 5명의 전사가 힘을 합해 싸우는 정통 전대물에 가깝고 로봇 디자인도 큰 차이를 보인다.
가킹은 로봇 애니 마니아들 사이서 마징가Z로 대표되는 정통파 슈퍼로봇의 작품 구성을 갖춘 마지막 로봇 애니메이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들이 말하는 정통파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은 ▲가까운 미래의 일본을 무대로 삼고 있으며 ▲주인공은 10대후반~20대초반의 젊은이다. ▲로봇과의 결합은 기체 합체 혹은 현대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방법으로 파일럿과 로봇이 서로 융합된다. ▲로봇은 천재과학자 손에 만들어진 과학기술의 결정체 혹은 외계의 기술이 사용된다. ▲내용은 외계인의 지구침략에 맞서 싸우는 권선징악 프레임을 갖췄으며, 등장인물의 드라마보다 로봇 액션에 더 많은 중점을 둔다.
잡지 ‘우주선'은 당시 특집 기사를 통해 "표면적으로 남성의 듬직함과 여성의 부드러움을, 내면적으로 남성의 폭력성과 여성의 잔혹함을 융합한 로봇 애니메이션"이라고 평가했다.
가킹 이후 슈퍼로봇은 토미노 감독의 ‘기동전사 건담'과 같이 사실성을 추구하거나, 나가하마 감독의 볼테스 파이브(V)처럼 로봇보다 인간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원자력·자류파로 움직이는 거대로봇 ‘가킹’
가킹은 지구의 카즈키 박사가 이자르 행성인의 지구침공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거대로봇이다. 로봇 크기는 높이 기준 50미터, 중량은 70톤에 달한다. 가킹 로봇은 ‘원자력'과 ‘자류파(磁流波)’ 에너지를 근간으로 움직인다.
프라이더와 마이티는 가킹과 합체를 통해 서포트 메카닉 혹은 가킹의 무기 역할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