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포털 뉴스가 미래 담론 형성 가로 막아"

입력 2020.07.13 06: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포털 뉴스 유통 구조가 국가 발전과 담론 형성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했다. 그간 정치권에서 포털 뉴스를 둘러싼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끊임없이 나왔지만 여론 형성 구조의 문제점을 제기한 정치인은 딱히 없었다. 국민의당이 의석수가 적은 꼬마정당이어서 정치 이슈로 부각하기 쉽지 않지만 최근 한국 포털뉴스 구조에 대한 반성과 맞물려 논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은 있다.

안철수 대표는 IT조선 [포스트 코로나를 말한다] 기획 인터뷰에서 네이버와 다음의 포털뉴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네이버(왼쪽)와 다음(오른쪽) 로고 / 각 사
안 대표는 "‘많이 본 뉴스’, ‘실시간검색어(실검) 순위 등 트래픽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포털 뉴스 시스템이 미래 담론 형성을 가로막는다"며 "사기업의 이익과 국가 미래를 맞바꾸는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현 뉴스 유통 구조가 사회 발전을 위한 논의를 축소하고 가십성 기사만 부각시킨다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그 일례로 기자들의 자괴감을 거론하며 "기자가 정치인들의 막말을 기사화하는 데 드는 노력이 1이면 클릭 수는 100, 반대로 정책 기사에 노력을 100 쏟으면 클릭 수는 1에 불과하다"라고 성토했다.

안 대표가 언급한 많이 본 뉴스와 실검 순위는 사실상 한국 포털에만 있는 뉴스서비스다. 댓글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구글과 야후 등 해외 포털에는 이런 뉴스서비스가 없다. 해외 포털은 뉴스매체의 기사 링크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외부 뉴스콘텐츠를 자사 서비스 영역 안으로 가져와 제공하지 않는다. 이른바 ‘아웃링크’(Outlink: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를 클릭하면 그 정보를 제공한 원래 사이트로 이동한다) 방식이다.

한국 포털은 사용자가 검색한 뉴스를 클릭하면 그 사이트 안에서 모두 보여준다. 댓글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인링크(Inlink)방식이다. 물론 국내 포털도 일부 아웃링크를 병행한다. 하지만 여러 뉴스매체를 한꺼번에 볼 수 있으며, 댓글 수도 훨씬 많은 인링크 뉴스서비스가 있다보니 사용자가 여기에 몰린다.

뉴스 트래픽이 각 매체로 분산하는 대신 포털뉴스에 집중되면서 엉뚱한 부작용도 생긴다. 특정인과 세력에 편향된 사람들의 베스트댓글과 실검어 조작이 수시로 발생했다. 연예인 자살, 국정원 직원 댓글조작과 드루킹 사건, 특정 정치 사안 발생시 온라인 여론몰이 등이 곧잘 터졌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가십성 사안에 관심이 집중되는 바람에 다양한 여론 형성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다. 정작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제인데 온라인 여론 자체가 아예 형성하지 못하기도 한다. 안 대표는 "이러한 뉴스유통 구조에서는 아무리 중요한 정책과 미래 담론도 외면된다"라면서 "백약이 무효"라고 토로했다.

포털도 트래픽만을 위한 ‘뉴스 어뷰징’(News Abusing: 클릭 수를 늘리려고 관심 많은 기사와 동일하거나 흡사한 제목 기사를 일부러 전송하는 행위. 특히 실검어를 제목에 자주 활용한다)과 정치 편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간 나름 개선 노력을 해왔다. 첫 뉴스 우선 노출, 댓글 폐지 또는 축소, 댓글이력 공개, 실검어 메인 노출 배제 등 이런저런 대책을 수시로 내놨다. 부분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큰 틀의 변화와 개선은 없다. 뉴스를 포털 내에서만 획일적으로 소비하는 구조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정치적 이슈로 당장 부각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언론 환경이 포털뉴스에 완전히 지배된 상황이다. 국민의당과 같은 미니 정당이 정치 쟁점화를 하기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나친 상업성과 선정성, 정파성 등으로 인한 소비자의 포털뉴스 외면 현상(반면 유튜브로 뉴스 소비를 하는 사용자는 늘어난다)은 최근 포털에게 상당한 변화 압박을 준다. 포털들도 포털뉴스가 사실상 ‘미끼’ 외엔 별다른 효과가 없으며, 그 매력도 역시 갈수록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다. 보궐 등 각종 선거를 앞둔 미래통합당 등 다른 야당이 포털 뉴스 유통구조 개선에 가세할 경우 새로운 정치 현안이 될 수도 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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