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스마트폰 고속 충전 기능 경쟁이 치열해진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100W 이상 초고속 충전 기술 상용화가 시작될 예정이다. 대용량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배터리 충전 기술이 스마트폰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초고속 충전 기술을 탑재한 최신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쿠우 120W 초고속 충전 기술 시연 장면 / 아이쿠우
아이쿠우 120W 초고속 충전 기술 시연 장면 / 아이쿠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BBK그룹이 고속 충전 시장을 주도한다. BBK그룹에는 비보, 오포, 원플러스 등이 포함돼 있다. 오포는 65W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레노 에이스(Reno Ace)’를 선보인 바 있다. 서브 브랜드인 리얼미는 이달 중 100W 충전 기술을 상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BBK그룹은 이날 서브 브랜드 아이쿠우(iQOO)를 통해 120W 고속 충전 기술 ‘슈퍼 플래시 차지(Super Flash Charge)’를 선보였다. 아이쿠우에 따르면 4000mAh 배터리를 약 15분 만에 100% 충전할 수 있다. 기존 ‘65W 슈퍼 부크(SuperVOOC) 2.0' 충전 기술보다 두 배 가량 빠르다.

아이쿠우는 기술 구현을 위해 배터리 설계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발열, 과충전 등 고속 충전 기술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상의 문제를 방지했다는 주장이다. 스마트폰에 4000mAh 배터리 하나를 적용하는 대신 2000mAh 배터리 두 개를 탑재했다. 또 과열을 방지하고 메인 보드를 보호하기 위해 음각재인 흑연과 냉각 장치를 늘렸다.

120W 충전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은 8월 공개될 전망이다.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배터리 소모가 많은 게임용 스마트폰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 임원이 중국 SNS 웨이보에 공개한 100W 초고속 충전기술 데모 영상 / 더버지(유튜브 인용)
샤오미 임원이 중국 SNS 웨이보에 공개한 100W 초고속 충전기술 데모 영상 / 더버지(유튜브 인용)
중국 샤오미도 100W 충전 기술 상용화를 선언했다.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초고속 충전기는 최근 중국 품질 인증 체계인 3C 인증을 통과하고 양산을 앞두고 있다. 8월 공개 예정인 차기 스마트폰 ‘미(Mi) Mix4’에 탑재될 전망이다. 샤오미는 지난 3월 4000mAh 배터리를 17분 만에 100%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루웨이빙 레드미(Redmi) CEO는 "100W 충전 기술을 양산할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은 보안 기능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5G 시대에 발맞춰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고속 충전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게임, 동영상 등 초고화질· 대용량 콘텐츠 소비가 늘면서 배터리 수명은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됐다. 퀄컴도 이러한 추세에 따라 차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곤 875로 100W 고속 충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당 칩셋을 사용하면 배터리 효율성을 강화하면서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특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대용량 배터리 채택이 확대되고 있다"며 "고속 기술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