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교통에 대한 소비자 및 환경 변화로 자율주행차(AV) 도입이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자율주행차 도입 준비가 가장 잘 된 국가는 싱가포르로 나타났다. 한국은 2019년 대비 6계단 오른 7위를 차지했다.

KPMG가 15일 발표한 ‘2020 KPMG AVRI(자율주행차 도입 준비 지수)’/ KPMG
KPMG가 15일 발표한 ‘2020 KPMG AVRI(자율주행차 도입 준비 지수)’/ KPMG
회계·컨설팅 기업 KPMG가 15일 발표한 ‘2020 KPMG AVRI(자율주행차 도입 준비 지수)’에 따르면, 2019년 AVRI를 집계한 25개국 중 올해 17개국의 AVRI 점수가 올라가며 대다수 국가에서 자율주행차 도입 준비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AVRI 집계 국가 중 3분의 2는 자율주행 자동차 테스트를 위한 승인된 영역이 있는 등 AV 테스트 구역이 확장되고 있다.

올해 세 번째 발간된 AVRI 지수는 정책·입법, 기술·혁신, 인프라, 소비자 수용성 등 네 가지 카테고리에 포함된 28개 세부 지표를 통해 자율주행차 구축과 혁신에 대한 도입 진행 현황을 평가한다.

자율주행차 도입 준비를 가장 잘한 국가는 싱가포르가 선정됐다. 싱가포르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국가 표준을 발표했으며, 도로의 10%를 AV 테스트에 개방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1600개에서 2만8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1인당 전기차 충전소가 가장 많은 네덜란드는 2위에 올랐다. 인프라와 정책·입법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운전자 없는 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무인 차량의 제한속도를 16㎞/h에서 20㎞/h로 높여 자율주행차 이용을 확대한 노르웨이는 3위를 차지했다.

미국, 핀란드, 스웨덴, 한국, 아랍에미리트, 영국, 덴마크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4G 통신망 커버리지(서비스 영역)를 포함한 빠른 광대역, 이동통신 속도 등 인프라(2위)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전년 대비 6계단 오른 7위를 차지했다. AV 테스트 장소 증가 및 차량 공유 서비스 이용 증가, 소비자 기술 채택에 대한 평가 개선 등의 결과로 소비자 수용성이 9계단 상승했다.

한국은 2019년 10월 '미래차산업 국가비전'을 발표하면서 자율주행차 도입에 대한 국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까지 자동차와 도로 간 무선통신망, 3차원 정밀지도, 통합관제시스템, 도로 표지 등 4대 인프라를 주요 도로에 도입하는 등 관련 입법과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KPMG는 자가용과 택시 서비스에서 자율주행차 도입이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화물 및 항만, 광산 지역 등 폐쇄적인 환경에서도 자율주행차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차 도입에 대한 선도적인 도시를 선정해 심층 분석한 사례는 한국 서울과 중국 베이징, 미국 디트로이트와 피츠버그, 핀란드 헬싱키를 포함했다.

김효진 삼정KPMG 인프라 산업 리더(전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인력과 물품의 이동 수단으로서 각 나라에서 무인 자동차 역할이 확대할 수 있고, 운송용 AV를 활용한 비대면 배송 수요도 확대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 기술로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공공 인프라를 제공하면서 국내에서 추진중인 스마트 시티 조성에도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